 |  | | | ↑↑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장 | | ⓒ 익산신문 | 제주도에 한 달 살이 간 친구 내외가 단톡방에 사진을 한 움큼 올렸다. 소천지를 가득 채운 파란 하늘이 시린 듯 맑다. 올레길 주변에 핀 억새, 코스모스, 칸나를 번갈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두둥실 떠오른다. 코로나로 난린데 무슨 여행이냐며 언성을 높이던 단톡방 친구들이 조용해졌다.
코로나가 초래한 큰 변화 중 하나가 다양한 형태의 ‘셧다운(Shut Down. 일시적인 부분 정지 상태)’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도시를 봉쇄하거나 국가 간 이동을 금지하였으며, 학교나 직장이 폐쇄되어 재택근무나 재택수업을 하게 되었다.
회의나 강의도 인터넷을 활용한 여러 도구를 이용하고 있다. 곧 위드 코로나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세계적으로 언제 풀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가만히 있자니 답답하고 차고 나가자니 두렵고 이래저래 울적하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의 합성어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우울감이나 무력증을 뜻한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라는 일본 영화는 우울증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을 제공한다. ‘봄이 되어 초목이 자라 빛을 가릴 정도로 성장한 상태’라는 우울증의 어원은 암시하는 바 크다.
원숭이는 보스 쟁탈전에서 진 녀석이 우울증에 걸린단다. “초조하게 생각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결하세요. 자기 마음을 제어할래요. 제어 당할래요?” 영화의 메시지가 완곡하다.
코로나 이후 영화 보는 양이 부쩍 늘었다. 필요한 영화를 골라보는 목적 외에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 위해 보는 영화도 꽤 많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강연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영화 목록을 노래방 곡목처럼 빼곡하게 적어서 들고 다닌다. 공란을 채울 때 나도 거든다.
최근에 적어드린 영화 몇 편을 소개한다. 세상 모든 사랑의 종류를 담은 <러브 액츄얼리>, 명작 <호밀밭의 파수꾼> 저자 ‘J.D. 셀린저’의 일대기를 그린 <호밀밭의 반항아>, 강박증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 <강박이 똑똑>, 세익스피어의 소네트 읽는 재미가 쏠쏠한 <세익스피어 인 러브>, 초콜릿을 먹으면 마음이 치유된다고 강조하는 영화 <초콜렛> 등.
이 어르신 말씀에 공감한다. “누가 우울하다고 그래? 그런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 내보내야지. 나는 우울이 뭔지도 몰라.” 영화 힐링의 장점을 에둘러 하는 말이다. 영화를 통한 힐링은 영화를 좋아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영화는 세계적인 대문호 ‘파울로 코엘료’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다수의 생각이 현실입니다. 사회 전체의 욕망에 맞게 조정된 게 우리의 삶입니다.’
사람에게는 전능감이라는 게 있다. ‘자신이 외부의 요인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루어진 마음’을 말한다. 근자감과 유사한 말이라고 해야 할까. ‘총알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도 나는 총알이 비켜가. 나만은 코로나에 안 걸려. 나는 예외야.’ 정말 그럴까?
우울은 추가 흔들리듯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회복되는 것이란다. 촉발요인 중 가장 먼저 스트레스를 꼽는다. 과한 욕망이 초래한…. 집착을 살짝 버리고 마음을 느긋하게 갖되 지금 제일 괴로운 일이 무엇인지 자각하는 게 중요하다.
심리치료 기법의 하나인 현실치료에 이런 말이 나온다. ‘행동은 바라는 것과 얻었다고 인지하는 것 간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것이기에 목적의식이 있다. 우울이란 불행도 당시에 선택하는 최선의 행동이다.’ 코로나 블루를 제어하는 삶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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