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에서 나오니 끓는 도시였다
긴 햇살 타오르던 능소화는 반쯤 목이 잘렸다 어디서 이글거리는 삼복염천을 넘을까
보름달 요제프 보이스의 레몬빛이다
내 안의 늘어진 필라멘트 일으켜 저 달에 소켓을 꽂으면 파르르 환한 피가 흐르겠지 배터리 교체할 일 없겠지
달님이 이르시기를 차갑게 저장된 빛줄기들을 두르고 붉은 땅 무풍의 슬픔을 견디어라 우주의 얼음 조각들이 예서 녹아 흐를 테니
시인은 요제프 보이스의 작품을 변용해서 스스로를 녹아버린 전구라고 상상한다. 만약 달이라는 에너지원에 연결된다면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겠지. 이런 희망의 나래 속에서 시인은 달의 목소리를 듣는다. “무풍의 슬픔을 견디어라”는 다독임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