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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窓】어느 산골 학교 이야기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21년 07월 16일(금)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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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송 시인.
ⓒ 익산신문
학생들이 아침에 등교하면 체온 측정 후에 가방을 느티나무 아래 내려놓고 자유롭게 운동장을 걷습니다.

1학년 남학생들은 교장 선생님하고 달리기 시합도 합니다. 아이들이 교장선생님께 도전을 하고선 작은 다리로 열심히 달립니다.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일부러 져주면서 추임새까지 넣습니다.
  “어찌나 잘 달리는지 교장선생님이 이길 수가 없네.”

아이들이 이기고 나서 환호성과 함께 대답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할아버지라서 그러죠!”
  “내가 할아버지라니!”
 적잖이 충격을 받으신 교장선생님 모습에 교사들이 크게 웃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몸이 가볍고 모든 운동을 잘하십니다. 특히 달리기와 등산을 잘해서 해마다 마라톤 경기에 참가하고, 등산은 주1회 이상 전국 방방곡곡 산을 누비는데 거의 다람쥐 수준입니다.

머리가 약간 흰머리가 있긴 하지만 항상 활기차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청년같이 느껴지는 분입니다. 제대로 실력 한 번 발휘해서 오해를 벗을 수도 있지만 허허~ 웃으시면서 항상 져줍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게 느껴집니다.
 

우리 교사들은 옆에서 이 상황이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교감선생님이 1학년 남자아이들에게 질문했습니다.

 “우리 1학년 어린이들은 어쩜 이렇게 달리기를 잘하니! 오늘도 교장선생님을 이겼네. 교장선생님은 왜 달리기를 못하시지?”
 

 그러자 아이들이 거침없이 말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할아버지라서 그래요.”
 

모두 크게 웃었습니다. 이렇게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학생, 교사,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의 웃음소리와 함께 산골의 작은 학교생활이 시작됩니다.
 

한 아이가 가방만 느티나무 아래 팽개쳐 놓고 화단에 들어가서 놀고 있습니다. 교감선생님이 아이한테 다가가서 뭘 하는지 물어보니 메뚜기를 잡는다고 했습니다.

어찌나 빠른지 손이 작은 교감선생님도 여러 차례 놓치고 나서야 겨우 메뚜기 생포에 성공했습니다. 교감선생님은 조심해서 관찰만 하고 살려주기로 다짐을 받은 뒤에 아이 손에 옮겨 주었습니다.

며칠 전, 벌레들을 잡아서 잉어한테 던져주는 모습을 보셨기에 잉어 사료를 보여주며, 메뚜기를 물고기 밥으로 주면 안 된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교감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버둥거리는 메뚜기를 조심스럽게 잡고 신기한 듯이 보더니 다시 화단으로 살려줬습니다.
 

이 아이는 올해 3월 입학과 함께 부모님과 떨어져서 할머니 댁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살던 집을 떠나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많이 힘든 모습을 보였습니다. 담임선생님을 비롯해서 교장, 교감선생님과 모든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이젠 적응해서 밝게 자라고 있습니다.

 어두운 표정으로 눈에 띄는 벌레를 달려가서 밟던 아이가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며 동물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어린이가 되었습니다. 학교에 오면 인기가 많아서 피곤할 정도입니다.
 

어느 날 아파서 며칠 결석했다가 학교에 등교했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많이 보고 싶었다며 반갑게 쫓아가서 인사하자 고개를 가볍게 한 번 까딱~ 하고 갔습니다. 교감선생님께 혼자 너무 짝사랑하지 말라고 옆에서 놀렸지만 그 아이도 쑥스러워서 표현 못할 뿐이지 많이 반가워하는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모습이 보이면 교장·교감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부르십니다. 1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해놓고 나눠줍니다. 아이들은 담임선생님 몫까지 챙겨서 교실로 뛰어갑니다.

아이들이 며칠 전부터 운동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더워서 운동장을 안 걷겠다고 했습니다. 여름방학 끝나고 시원해져야 운동장 걷기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우리 귀염둥이 아이들이 방학 동안 많이 보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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