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 | ⓒ 익산신문 | 올해 4월 FAO 세계곡물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급등했다. 기상이변, 전염병 발생 등으로 인해 곡물수급의 불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작황부진이 늘고 있고,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자 주요 곡물수출국들은 곳간을 걸어 잠갔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를 비롯한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은 쌀 수출을 통제했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은 밀 수출을 금지했다. 코로나 백신 확보 등에서 나타나듯이 국제사회의 자국 우선주의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으며 먹거리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곡물 수급불안에 대비해 주요국들은 이미 다양한 공공비축정책을 시행 중이다. 중국은 중국저비량관리총공사를 운영하며 주요 식량에 대해서는 9개월분 소비량을 비축하고 있다.
일본은 밀 2~3개월분, 사료곡물 2개월분을 비축하고 식량위기 대응매뉴얼을 법제화해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쌀 소비 전량을 수입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수입물량의 2배를 비축해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식량안보 시스템이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5.8%로 절반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사료용을 포함한 전체 곡물자급률은 21%로 무려 80% 가까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외 식량 비축능력을 확대하고 식량 수입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식품산업 육성에 활용할 수 있는 ‘식량 전략 비축기지’ 조성이 시급하다.
식량 전략 비축기지란 곡물 엘리베이터 등 비축시설을 건설하여 우리나라의 공공비축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다.
식량 전략 비축기지를 거점으로 농식품 유통망을 구축함으로써 농가 수익을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비축기지를 고부가가치 농식품을 수출하는 식량·식품 허브 및 가공·중계무역 거점으로 육성할 수도 있다.
여기에 선진화된 하역시설과 대규모 물류시설을 구축하여 국제 곡물메이저 회사들의 자본 유치도 추진해볼 수 있다.
새만금 간척지는 식량 전략 비축기지를 세울 최적의 입지요건을 갖추고 있다. 호남평야는 쌀, 밀, 콩의 주산지이며 농산물 저장·가공 수요가 많다.
식품제조업체들이 밀집한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와의 연계가 용이하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비롯한 유관기관들과도 인접해 있다. 대규모 물류망을 갖춘 항만 및 배후시설을 개발할 수 있는 부지확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새만금에 대형선박의 접근이 가능한 항만을 건설해 중국, 일본, 북한 등으로의 해상운송이 활발해지면 새만금은 동북아 식량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전북지역이 앞장서고 있는 친환경·신재생·청정에너지를 비축기지에 결합한다면 대규모 에너지 자급자족 사례로서 다른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축기지를 이용한 제분·착유 등 식품기업 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균형발전도 이룰 수 있다.
과거에는 남는 식량, 즉 재고량 감축을 목표로 식량수급 정책을 펼쳤다. 이제는 달라졌다. ‘줄이는 정책’에서 ‘확보하는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강력한 공공비축을 통해 국가 식량안보를 확립하고 식량안보와 수급안정에 따른 국민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
새만금은 국가 차원의 관심과 입법과정에도 불구하고 20년간 개발이 지체되고 있다. 물류와 항만, 해운에 최적화된 지역을 이토록 오랜 시간 개발하지 않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식량 전략 비축기지 구축을 통해 새만금이 국가 식량안보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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