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장진영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장. | | ⓒ 익산신문 |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진화과정을 세 차례의 큰 혁명으로 설명한다.
인지혁명(약 7만년 전)은 언어의 출현과 생각의 탄생으로 인류가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진화를 하게 된 것을 말한다.
언어와 문자를 통해 인류의 경험은 세대를 뛰어넘어 전승되었고, 상상의 힘이 더하여 새로운 이상향을 꿈꾸게 되었다.
이로써 인류는 지구상의 어떤 생물종보다 우위에서 미지의 지구를 개척하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할 기회를 얻었다.
농업혁명(약 12,000년 전)을 거치면서 인류는 수렵과 채집에서 벗어나 농업과 목축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또 한 번 진화에 성공하였다.
한 곳에 정착하고 동물을 길들이며 도시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른 바 ‘과학혁명’이 시작되었다.
18세기 기계화혁명 이후 21세기 들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정보기술 기반의 제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인류의 여정에 꼭 밝은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잭 웨더포드는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에서 인류 역사상의 커다란 변화는 모두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가져온 것이며 대개 변화가 클수록 대가도 그만큼 컸음을 지적하였다.
동물을 길들인 문명이 그 질병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있다. 동물의 에너지를 착취한 대가를 인류는 비싸게 치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어느 덧 1년이 넘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대유행으로 1년 사이에 약 1억 명의 확진자와 2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백신 개발이 성공했고 나라마다 앞 다투어 백신 접종에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도 2월부터는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백신 접종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5배 이상 높다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벌써 4차 대유행을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모두 21세기에 발생한 바이러스이고 그 발생주기는 점차 짧아져 앞으로 5년, 3년, 어쩌면 거의 연례행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동물의 에너지에 만족하지 못한 인류는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석탄, 석유 등 무생물의 에너지마저 경쟁적으로 끌어다 쓰고 있다. 그 대가가 어떤 모습일지 아직은 다 알 수 없다.
다만 무분별한 착취와 파괴로 인한 환경재앙의 경고음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거기다 신자유주의의 심화는 동물이나 환경의 착취를 넘어 인간의 착취, 나아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발적 착취의 모습마저 보인다.
끝없이 내달리던 무한경쟁의 열차를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라는 급브레이크 ‘덕분에’에 잠시나마 멈출 수 있게 되었다.
과속으로 달리던 차도 몇 번이고 나누어서 브레이크를 밟듯이 2차, 3차의 유행은 그렇게 몇 번의 멈추기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왔던관성을 쉽게 멈출 수 없다.
인류는 오랫동안 자연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각자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서,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해서 달려왔다.
그리고 그토록 상상해왔던 달콤한 문명의 꿈을 쉽게 외면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멈출 수는 있지만 우리 내면에 오랫동안 자리해왔던 꿈마저 쉽게 멈출 수는 없다.
이제 나 혼자만, 혹은 우리나라만, 혹은 우리 인류만을 위한 유토피아가 아닌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할 때가 아닐까?
코로나19가 잠시 멈춰버린 일상의 틈으로부터 나 홀로가 아닌 우리 모두가, 생존이 아닌 공존의 꿈을 꾸어보자.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이제 코로나 때문에 놓쳐버린 꿈보다는 코로나 덕분에 그동안 놓쳤던 새로운 꿈을 되찾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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