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송태규 원광중 교장. | | ⓒ 익산신문 | 망울을 터뜨린 목련이 뽀얀 꽃송이를 날린다. 어깨를 겯고 담장을 넘은 개나리가 방실거린다. 회색빛 겨울을 밀어내고 온통 봄 천지다. 전염처럼 피우기 시작한 꽃의 향연에 들썩이는 엉덩이를 다독이기 바쁘다.
1년을 넘긴 학습 탓일까. 코로나19는 여전하지만 올 개학은 주인공이 없던 지난해와 달랐다. 첫 주에 3학년을 빼고 1, 2학년이 등교했다. 준비한 영상을 통해 신입생 입학식을 치렀다. 아직 볼에 젖살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교복을 입으니 제법 의젓했다.
학교에서 3월은 가장 분주하다. 모든 것이 새롭다. 선생님도 학생도 마찬가지다. 특히 신입생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귀한 아들을 중학교에 보낸 부모의 마음은 아들 곁을 맴돌고 있을 것이다.
오전에 교감 선생님이 환한 얼굴로 교장실에 왔다. 뭔가 좋은 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 선생님 한 분이 뒤따라왔다. 내가 묻기도 전에 교감 선생님이 줄줄이 보따리를 풀었다.
그는 1학년 부장을 맡고 있다. 학년 부장은 학급관리는 물론 담임선생님들과 협력해서 학년을 잘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어서 그가 학부모와 특별하게 소통하는 방식부터 학급관리와 수업 진행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평소에 학부모 단체 카톡방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활동하는 사진과 영상을 찍어 생중계하듯 학부모에게 전송한다.
세심하게 정성을 기울여 학부모와 허물없이 소통하고 있다. 부모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들의 몰랐던 학교생활을 보고 듣는 과정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집에서 아들과 대화할 물꼬를 틀 수 있다. 자연스럽게 화목한 가정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선생님 글 보다가 울컥합니다. 순간들이 모여 빛나는 지금을 만든다는 말씀이 매직아이로 푹 꽂히네요. 선생님께 감사해서 잠시 눈물이 맺힙니다.”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찍 일어나 씻고 컴퓨터 앞에 앉는 아들이 신기합니다. 즐겁게 웃기까지 하는 모습에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네요. ^^. 선생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코로나19가 번지기 이전에도 학생을 지도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었다. 다만 비대면일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생겼다. 교사의 열정이 없으면 학부모와 소통하는 것이 절대 가능하지 않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장단을 맞추었다.
요즘 ‘선한 영향력’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누군가가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착하고 정당하며 도덕적 기준에 맞는 일을 한다.
이러한 행위가 다른 이들에게 도전과 동기를 부여하고 옳은 방향으로 다가간다.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급식카드가 있지만 여러 제약으로 인해 사용이 어려운 취약 계층 아이들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선한 영향력 가게’가 생겼다. 이런 움직임에 많은 분이 동참해서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이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고 맞장구를 쳤다. 진심이었다. 이런 좋은 활동을 묵혀두어서는 안 된다. 널리 알리고 공유해야 한다. 이것이 교장이 해야 할 일이다. 교육청과 언론에 알려서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가 신나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의 사기를 올리는 것은 덤이다. 다른 선생님들께도 알리자고 했다. 그가 망설였다. 혹시라도 비교당하는 선생님이 있을까 봐 배려하는 마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온통 상처투성이다. 이럴 때 누군가가 끼치는 선한 영향력이 새싹을 틔운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 뜰 안에 봄이 가득 피어난다. 멋진 선생님이 몰고 온 봄기운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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