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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열려 있는
계절이 노크도 없이 들어와 익어가는
노루 토끼 아침저녁 들락거리는
큰 눈 치운 겨울밤
쪽잠 다치지 않을까 뒤꿈치 들고 다녀간
노루의 허방 짚은 아침
죄송죄송 발자국 편지를 읽는
대문을 떼어낸 자리
5일장 골목마다 머리 조아리며 받아 온
푸성귀 몇 줌 내어놓는
사방이 길이고 문인 그런 집이 되고 싶다
산간 마을 어디쯤 살고 있을,
노루의 “발자국 편지”를 “죄송죄송” 읽는 시인이나 “뒤꿈치 들고 다녀간 노루” 모두 마음이 예쁘다. 다음날 아침, 푸성귀가 사라진 대문 자리를 바라보는 시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으리라. “사방이 길이고 문”인 집을 꿈꾸는 시인과 눈 위에 찍힌 발자국 편지를 읽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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