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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갈 곳 잃어
떠도는 나뭇잎이랑, 꼭 다문
어둠의 입속에 있다 한숨처럼
쏟아져 나오는 바람이랑, 상처에서 상처로
뿌리를 내리다 갈대밭이 되어버린
적막이랑, 지나는 구름의
손결만 닿아도 와락 눈물을
쏟을 것 같은 별이랑, 어느새
잔뿌리부터 하염없이 젖기 시작하는
풀잎이랑, 한 줌의 흙 한 그루의 나무 없인
잠시도 살 수 없는 듯 어느 결에
맨발로 내려와 둑길을
걷는 달빛이랑
인간들에게 지친 삶을 이 ‘둑길’의 뭇 생명들이 치유합니다. ‘큰물’이 날 때마다의 쓸모이니 평소에는 아무 일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 아무 일 없는 듯한 것의 큰 쓸모를 ‘효율’이라는 좀벌레는 알 턱이 없으니 이제 자연에서나 사회에서나 ‘둑길’은 잘 없습니다. 휘파람 불 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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