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까지 오느라 날 저물었구나
한 생애의 중노동이 생피 같은 노을 속으로 뭉쳐져 사라진다
잉잉거리며, 우글거리며
하루살이 떼는 채송화 꽃씨처럼 잘게 흩어진다
꽃씨? 그래, 꽃씨지!
끝 무렵에는 총 맞은 꽃씨 되자
꽃씨처럼 터지는 화약을 안고
생피 같은 노을 속으로 뭉쳐져 사라진다, 하루살이 떼
“잘게 흩어”지는 하루살이를 보고 “채송화 꽃씨”를 떠올린 시인의 상상력은 놀라운 반전이다. 하루살이 떼의 비행은 그냥 노을 속으로 사라지는 허망한 죽음이 아니라 꽃씨를 품은 ‘새로운 탄생’이라는 것. 곧 터지는 화약을 안고 “생피 같은 노을 속”으로 최후의 비행을 하는 하루살이 떼, 이 얼마나 장엄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