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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이 시는 왜 이처럼 우리를 속수무책이게 만드는 걸까. 필패를 적고 있기 때문이다. "맞은편 골목"의 당신은 결코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정처 없음은 어쩌면 이번 생 내내 지속될 것이다. 이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결국 이 시는 당신이 끝끝내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나'로서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불능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그리고 이 어찌할 수 없음에도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가 바로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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