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이흥래 前 전주MBC 보도국장. | | ⓒ 익산신문 | 제 21대 국회의원 총선이 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은 지역에서만 163석으로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했다.
또 여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 시민당도 17석을 차지하는 등 범 여권 의석수가 전체 의석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그야말로 근래 보기드문 대승을 거둔 것이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을 포함해 103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집권여당이 서너표만 움직이면 그야말로 개헌도 가능한 거대 공룡여당이 탄생한 것이다.
이런 공룡여당의 탄생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난무하고 있지만 결론은 코로나 정국을 유연하게 이끈 정부여당에 비해 반대만 일삼아온 야당에 대한 심판이란 지적들이 많다.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하다 무참한 패배에 물러난 야당 대표는 전직 총리였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는 국정을 책임졌던 그가 누구보다 잘 알수 있었을 터인데, 그는 무작정 단절하라고 주장했으니 그러고도 국정을 맡을 자격이 있기나 했던가.
도대체 수출로 살아가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척을 지면 그 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신중한 고려도 없이 무조건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는 비판만 했으니 이것만 보아도 그 정당은 질 수 밖에 없는 선거였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를 전후해서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모범 방역국가란 칭찬을 수없이 듣고 있고, 코로나 진단키트의 수출 등을 통해 국가적 위상과 격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한국은 컴퓨터나 좀 만드는 그저 그런 나라가 아니냐는 인식들이 많았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한국이 자신들이 상상했던 이상으로 성숙한 시민의식과 높은 의료수준 그리고 수준높은 한류 문화와 과학기술을 지닌 대단한 나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더구나 코로나의 여파로 거의 모든 나라가 선거를 연기했지만 우리는 아무 문제없이 큰 선거까지 말끔하게 치뤘으니 세계가 그런 우리를 대단한 나라로 받아들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거기에다가 지금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이 과연 선진국이냐는 농담까지 나오는 것은 더 기분좋은 얘기가 아닌가.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신인들이 화려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익산만 해도 3~4선의 중진들이 차지했던 자리를 재선과 초선의원이 맡게 됐으니 이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전북에서도 이번 선거에 4명이 처음으로 당선됐다. 이들은 모두 정치인이나 공무원 출신이지만 다른 지역을 보면 탈북민이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 것을 비롯해 안내견이 이끌어줘야 하는 장애인 피아니스트, 젊은 소방관, 그리고 게임 전문가와 스포츠 감독 출신 등 과거 국회의원들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영입된 많은 인물들이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됐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다변화되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비전통적 분야의 정치인들이 얼마나 장수할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와 같이 선거판만 돌아다니며 잔뼈를 굳혀야만 국회의원이 되는게 아니라 누구나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거나 전문가가 된다면 국회의원으로 발탁되거나 영입될 수 있는 길이 한층 넓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또래들에게 이처럼 이색적인 분야의 국회의원들은 아직도 왜 이리 낯설어 보일까.
우리같은 베이비 부머 세대들은 시골집 사랑방 벽에 붙어 있었던 한 장짜리 국회의원 달력에서 대부분 정치(?)를 배우곤 했다.
매캐한 담배연기와 벼랑박(?)의 연륜이 더해 누렇게 바래진 그 한 장짜리 달력에는 과거 국회의사당이었던 지금의 서울시의회 건물사진이 딱 손바닥 절반만한 크기로 들어있고, 그 건물 사진가에는 그 지역 국회의원의 사진이 동그랗게 들어서 모두를 굽어보곤 했다.
또 좌우로는 일년 열두달이 차례로 들어있고 그 작은 숫자 아래엔 음력 날짜에 절기까지 소상히 적혀있었으니 한 장짜리 치곤 참 대단한 달력이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때를 맞추기 위해 매일 손가락으로 달력을 짚어봐야 했고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국회의원과 매일 눈을 맞춰야 했다.
서울이라는 동네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이승만 박사나 박정희 대통령같은 권력자들과 상대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얼마나 대단한가를 우리 또래들은 그 달력에서 배우곤 했다.
또 국회의원을 꿈꾸는 사람들도 소속정당과 자신의 사진이 들어있는 달력을 나눠주다 보니 시골집 안방이나 건넛방 어디에서든 정치를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 지역 군수나 경찰서장을 대동하고 신작로 길을 먼지나게 달렸던 국회의원의 검은색 지프 행렬은 얼마나 걸판졌던가.
그렇게 위대했던 국회의원의 시대는 이제 저만치 가고, 이젠 어떻게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시대가 됐으니 세상 참 많이도 변했다.
거기에다 지금 당선된 놈이 예전 놈보다 잘 할까라는 막말까지도 서슴없이 해대는 판이니 정치인에 대한 불경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처럼 정치를 접하는 시간과 장소는 크게 늘어났지만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정치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과 각성이 같이 신장되기는 한 것일까.
정치하는 사람을 무겁게 느낄 것은 아니지만 정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시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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