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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입구 꽃집 구석에는 잔가지들을 함부로 거느린 나무가 있어서 오고 가는 길에 볼품없더니 산앵두나무란다 산을 버리고 꽃집 구석의 화분에 발목도 없이 웅크리고 앉아 제 몸을 파는 산앵두나무 한철 노숙을 제 얼굴에 드리우고 있어서 많이 야위었다 여기었더니 삼월 어느 저녁엔 나를 불러 연두 주먹을 내보인다 이내 주먹을 펴 보인다 다음엔 필경 분홍의 무언가를 낼 심사인데 나는 연두도 분홍도 못 되는 기껏 빈 손바닥을 쳐다보다가 무엇을 내도 필패이려니 싶어 그냥 그 나무 옆에 집 없는 사람처럼 서 있다가 왔다
젊은 시인은 꽃집 구석에서 만난 산앵두나무와 가위바위보 하려다 멈춥니다. 궁핍과 사랑. 젊은 날 시인이 운명적으로 사랑하고야 말 덕목 아니겠는지요. 가위바위보 하면 꼭 져 줄 착한 물앵두나무들 꽃피는 마을 알고 있지요. 오세요, 봄에 그곳에서 우리 가위바위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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