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제가 태어나지 않은 것 같은 표정으로 몸이 생겼는지도 모르는 것 같은 눈으로 유모차에 앉아 있던 아기가 내 눈과 마주친다, 순간 아기가 다칠 것 같다 내 눈빛에서 튀어나가는 이빨과 발톱을 어떻게 눈알에 붙들어 매야 하나 난감하다
자신을 방어할 어떤 몸짓도 하지 않고 아기는 편한 자세로 앉아 있다 끊임없이 뭔가를 방어하고 있던 내 두려움도 아기 앞에서 다 들켜버린다 꽉 쥐고 있던 주먹이 풀리고 관절이 연약해지며 내 안에서 조용히 무릎 꿇는 것이 있다 혀에 가득한 말들은 발음을 잃고 표정은 얼굴로 가서 입 벌리고 멍해진다
아기의 표정에는 무언가를 잃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빼앗기지 않을까 염려하는 기색이 없다. 높은 성벽을 쌓아 자신을 보호하고 지킬 생각도 없다. 봄날의 햇살처럼 화사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아기를 보면 누구나 저절로 웃게 되고, 마음이 흡족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