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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끝이 시작이다. 언제나 끝에서 시작한다. 실뿌리에서 잔가지 우듬지 새순에서 꽃 열매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전부 끝이 시작이다.
지금 여기가 맨 끝이다. 나무 땅 물 바람 햇빛도 저마다 모두 맨 끝이어서 맨 앞이다. 기억 그리움 고독 절망 눈물 분노도 꿈 희망 공감 연민 연대도 사랑도 역사 시대 문명 진화 지구 우주도 지금 여기가 맨 앞이다.
지금 여기 내가 정면이다.
봄을 맞아 나무는 끝자리에서부터 싹이 돋아 자라 나갈 겁니다. 끝자리에 맺혔던 꽃봉오리가 만발하면 벌이 모여 일대 잔치마당이 될 겁니다. 부러지기 쉽고 하찮아 보여 ‘끝자리’라고 부릅니다만 그 자리가 핵심입니다. 그 자리에서부터 봄은, 나무들의 한 해 성장은 시작되지요. ‘맨 앞’이라고 불러야 마땅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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