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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을 한 장 한지를 한 장
겹겹으로 널어둔 그 집 마당은 고서(古書)의 책갈피처럼 고요했네
바람만이 집중해서 뜻 모를 글귀를 적어가고 있었네
종이가 마르는 동안 할머니의 눈꺼풀이 얇아지는 동안
마당 한쪽의 감나무는 그림자를 살짝 비켜주었네
이 시의 풍경은 매우 고요하다. 햇살에 종이를 널어 말리고 있는 이 집의 마당은 마치 오래된 책의 낱장과 낱장사이처럼 조용하고 잠잠하다. 속껍질처럼 희고 깨끗하다. 한 자락의 바람만이 은은하게 불어와서 백지 뒤에 어떤 구절을 써놓고 가는 것만 같다. 감나무의 그림자마저도 비켜서는 이토록 명명한 공간은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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