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극동방송 강주연 PD | | ⓒ 익산신문 | ‘Love, Laugh, & Dream’ 나의 결혼예식 순서지 표지의 문구였다. 사랑하고, 웃고, 꿈꾸자. 이것은 남편과 나의 결혼식 컨셉이자 훗날 함께 살아갈 삶의 주제기도 했다.
사실 그 표지의 문구를 보고 그것이 우리 결혼 생활의 제목이라고 알아본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인생의 새로운 막을 그려내는 그 날, 나는 삶을 걸기로 한 그 남자와 ‘우리 결혼의 주제’처럼 살기로 약속했다. 아름다운 가을의 어느 날, 11월 16일에..
세상의 모든 이야기와 영화, 소설, 심지어는 학술적인 교육 자료, 논문에도. 짧은 몇 초의 광고에, 그리고 흔하게 마주하는 온라인 영상까지도. 그뿐인가 각종 행사, 축제, 음악회, 모임들.. 이 모든 것에 다 제목이자 주제가 있다.
회사에서도 사업을 할 때 가장 먼저 정하는 것이 프로젝트 제목이고, 행사의 주제이고, 사업의 목적인데, 인생의 가장 큰 이벤트인 결혼을 할 때, 막상 그냥 닥쳐서 하려니 뭔가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나보다.
결혼을 결심하며 어떤 순간에서도 그를 사랑할 것이고, 함께 하는 날들에 웃음이 가득하길 소망했고, 가정을 꾸려가며 행복을 꿈꾸고 싶었다. 그렇게 세 가지 제목이 정해졌고 우리의 결혼식은 사랑하고 웃고 꿈을 꾸며 그렇게 치러졌다.
제목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분야에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불변의 진리와도 같다.
제목으로 성패를 좌지우지 당한 영화와 책들의 무용담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고, 실제로 대중가요사에서도 제목의 중요성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들이 많다.
트로트의 4대 천왕이라 불린 송대관도 길고 길었던 무명시절을 보내다 ‘해뜰날’을 발표하자 거짓말처럼 쨍하고 해 뜨는 날이 찾아왔다.
여기서 더 재미있는 것은 그의 첫 히트곡명이 ‘세월이 약이겠지요’라는 것이다. 이 노래 제목처럼 세월이 지나 진짜 약이 됐다. 물론 일각에선 수천 번을 부른 가사의 힘이라고도 말을 하지만 그 이전에 제목이 전해주는 힘이 청중에게 먼저 스며들었다고 말하면 억지일까.
기업에서도 설립과 함께 가장 중요하게 준비하는 작업이 있는데 바로 기업의 강령, 사명선언문(Mission Statement)이다.
이는 기업의 나아갈 방향과 존재의 목적을 스스로 진술한 것인데 이를 통해 가치관을 확실히 보여준다.
세계적인 기업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전 세계 모든 사람과 기업이 그들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게 한다’라는 사명선언문으로 그러한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
이렇게 사명선언문은 매우 간단한 몇 줄의 문장이지만 일종의 나침반과도 같아서 기업이 달성 목표에 이르도록 이끌어 준다.
그렇다면 개인의 삶에선 어떨까. 그리고 부부의 삶은.. 더 나아가 우리 가정은 말이다. 우리를 우리 되게 하는 하나의 제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주제. 이제 그 필요성을 공감한다면 세상에 공표해야한다. 적어도 그래야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할테니 말이다.
최근에 다닌 헬스클럽 입구엔 이런 문구가 써있다. 일어나기(Wake) – 달리기(Run) – 들어올리기(Lift) – 먹기(Eat) – 잠자기(Sleep) - 반복하기(Repeat)
운동을 하기 싫을 때 마다, 귀찮음에 몸부림 칠 때 마다, 잠시 쉬고 싶을 때 마다.. 저 단순한 운동의 규칙들이 하나 둘 씩 떠올라 게으른 몸을 다시 움직이게 한다.
돌아가는 트레드밀에서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따라 읽어본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다시 마음을 잡게 되는데 이는 단순한 문구가 주는 힘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운동의 주제라고나 할까나.
단순화의 위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고, 위기 상황에서도 다시 빠른 재정비를 하게 한다.
결혼 후 수년이 지난 지금도 마음이 어렵거나 낙심될 때 결혼의 주제를 떠올려 보며 우리 부부는 다시 사랑을 이야기 한다.
한 해도 잘 버텼다. 서로 사랑하고(Love), 함께 웃고(Laugh), 미래를 꿈꾸며(Dream) 말이다. 6번째 결혼기념일을 기념하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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