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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쓸쓸한 살 속에 어깨를 담그네 유배지의 등불 젖은 가슴에 기대면 젊은 새벽은 이다지도 불편하고 뿌리 뽑힌 꿈의 신경이 막막한 어둠 속에서 부서지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가장 그리워 쫓아낸 자의 어머니가 될 때까지 이 목숨 빨아 희게 입을 때까지
허수경(1964∼2018)의 ‘유배일기’는 실존적 현실이 아니라 심리적 현실에서 재현된다. 유배지는 ‘낙향’의 의미를 내포하므로, 나의 ‘꿈’은, 나의 현실보다 좀 더 어려운 거처로 퇴거됨을 암시한다. 나는 왜 나의 꿈과 분리되어야 하는가. 꿈의 잉태에 기준으로,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동거할 수 없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쫓아낸 자의 어머니가 될 때까지’ /이 목숨 빨아 희게 될 때까지. 세속(나)과의 결절을 선언한다. 목숨을 걸고 전진해야 하는 일. 선택한 자인가. 선택받은 자인가. ‘우리는/우리가 가장 그리워’ 나로부터 망명 온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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