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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수유 중앙 시장 가게마다 흰 김이 피어오르고 묽은 죽을 마시다 보았지, 김밥을 말다가 문득 김발에 묻은 밥알을 떼어먹는 여자 끈적이는 생애의 죽간竹簡과 그 위에 찍힌 밥알 같은 방점들을, 저렇게 작은 뗏목이 싣고 나르는 어떤 가계家系를 한 모금 죽을 마시며 보았지 시큼한 단무지며 시금치며 색색의 야채들을 밥알의 끈기로 붙들어 놓고 붓꽃 같은 손이 열릴 때마다 필사되는 검은 두루마리, 이제는 하나가 된 그 단단한 밥알 속에서 피어오르는 삼색의 꽃들을
'김밥을 말다가 문득 발에 묻은 밥알을 떼어먹는 여자',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밥알의 끈기로 붙들어 놓은' 은유는 '발에서 죽간으로, 뗏목으로 그리고 검은 두루마리'로 연쇄되면서 삼색의 꽃으로 피어난다. 그리하여 고단한 시장의 일상이 붓꽃 같은 손으로 필사되는 문장이 된다. 상한 속을 어루만지는 한 모금 죽 같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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