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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림자 일렁이는 우물에 작은 새가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간다 희미한 낮달도 얼굴 비쳐보다 간다
이제 아무도 두레박질을 하지 않는 우물을 하늘이 언제나 내려다본다 내가 들여다보면 나무 그림자와 안 보이는 새 그림자와 지워진 낮달이 나를 쳐다본다
흐르는 구름에 내 얼굴이 포개진다 옛날 두레박으로 길어 마시던 물맛이 괸 물을 흔들어 깨우기도 한다
우물은 거울과도 같다. 나의 내면을 비춰보는, 세계가 있는 그대로 비춰지는 물거울이기도 하다. 시인이 기억하는 옛 그 물맛이 우물의 고요함과 괴괴함을 흔들어 깨운다. 잠에서 깨어나듯 우물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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