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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 회오리바람 속에서 깜빡거린다 저 불빛, 부러진 단검 하나 남은 검투사 같다 무슨 결박으로 동여매 있기에 제 안의 황야에 저리 고달프게 맞서는 것일까 등대는 외롭고 적막하고 단호하다 모든 찰나는 단호하므로 미래가 없고 미래가 없으므로 과거도 없다 모든 찰나는 영원한 현재이므로 마지막 순간까지 결연하게 깜빡거린다 저 불빛, 절벽 앞에서의 황홀이다
이 시를 읽으며 우리를 삼키는 어둠에 대해 생각한다. 불확실한 미래, 속해보지 못한 세력, 살아보지 못한 인생이 지닌 어둠에 대해 생각한다. 두려움을 먹고 어둠은 진해졌고, 어둠이 진할수록 우리는 약해졌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한 점의 불빛뿐이다. 마음속 등대에 불을 켤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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