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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시인의 문화 산책】등대-조창환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9년 05월 10일(금)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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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밤 회오리바람 속에서 깜빡거린다
저 불빛, 부러진 단검 하나 남은 검투사 같다
무슨 결박으로 동여매 있기에
제 안의 황야에 저리 고달프게 맞서는 것일까
등대는 외롭고 적막하고 단호하다
모든 찰나는 단호하므로 미래가 없고
미래가 없으므로 과거도 없다
모든 찰나는 영원한 현재이므로
마지막 순간까지 결연하게 깜빡거린다
저 불빛, 절벽 앞에서의 황홀이다

이 시를 읽으며 우리를 삼키는 어둠에 대해 생각한다. 불확실한 미래, 속해보지 못한 세력, 살아보지 못한 인생이 지닌 어둠에 대해 생각한다. 두려움을 먹고 어둠은 진해졌고, 어둠이 진할수록 우리는 약해졌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한 점의 불빛뿐이다. 마음속 등대에 불을 켤 때가 되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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