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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근로관계에서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또는 징계처분을 당한 근로자로 하여금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시말서를 제출하지 않는 행위는 사용자의 업무상 정당한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의 시말서 제출 명령은,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신의칙상 의무로서 근로관계와 관련한 사고 등이 발생한 경우 사용자의 조사에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고려할 때, 사고나 비위행위에 연루된 근로자에게 그 일의 경위ㆍ전말을 자세히 적은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할 것입니다.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데 그치지 않고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제출하라는 것이라면, 헌법상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법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반성과 사죄의 내용이 포함된 시말서를 제출한 경우 이를 개전의 정이 있다고 보아 징계의 감경사유로 삼을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근로자에게 반성문 또는 사죄문을 의미하는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다음 근로자가 이러한 제출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하여 시말서 미제출 행위를 독립한 징계사유 또는 징계양정의 가중사유로 판단함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에서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경우, 그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고, 그에 근거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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