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9개월여전인 2015년 7월 4일 독일 본(Bonn)으로부터 익산에 낭보가 들려 왔었다.
다름아닌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된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와 왕궁면 왕궁리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쾌거였다.
당시 전북도민 가운데서도 익산시민들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는 기쁨과 함께 백제역사 유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해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슴이 한껏 부풀었다.
특히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이 고대 동아시아 문명의 발달에 절정을 보여주는 탁월한 가치를 지닌 유적으로 평가됐다는 자긍심도 고취됐다.
백제의 국가사찰인 미륵사지는 동아시아 최대의 가람이자 우리나라 불교건축을 대표할 수 있는 유적으로 미륵신앙을 기초로 한 3탑 3금당의 독특한 가람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곳에 세워진 국보 11호인 미륵사지 석탑은 목탑의 축조방식을 그대로 따라 축조한 석탑으로 뛰어난 공예기술과 백제인들의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왕궁리 유적은 동아시아인들이 왕궁건설의 원리와 기술을 활발하게 교류하고 공유했음을 보여주며, 최초로 발견된 후원과 화장실 등은 한·중·일 삼국의 문화교류와 동아시아 왕성시스템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물질적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는데 진가를 확실히 인정받은 것이기에 세계유산 등재는 익산시민에겐 경사였다.
그러나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지 3년반이 지났지만 같은 백제역사유적지구로서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공주 및 부여에 비해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지역주민들과 일부 시의원들은 그 요인의 하나로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사이에 위치한 군부대 제7공수특전여단을 지목하고 있다.
이와함께 세계유산 보존 및 지역발전 등을 위해 제7공수특전여단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요구는 지난 2016년부터 간헐적으로 이어져 오다 올들어 구체화되는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시민사회단체인 ‘미륵산을 사랑하는 모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존과 활성화를 위한 군사시설 이전 필요성’을 주제로 시민공청회를 2월 19일과 3월 6일 모현도서관과 금마면 행정복지센터에서 2차례 개최했다.
이같은 요구는 급기야 익산지역 민의의 전당인 익산시의회로 옮겨져 박종대 시의원의 발의로 정식 건의안으로 채택돼 청와대·문화관광부·국방부 등 관계요로에 발송되기에 이르렀다.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건의안은 “세계유산 인근에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는 곳은 익산밖에 없다”며 “이로인해 세계유산의 원활한 보존과 활용에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군차량 이동이나 헬기이동 및 사격에 따른 소음 등으로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용산을 비롯 평택·파주·세종·부산·광주 등지에서 군부대의 합리적 이전과 배치가 이뤄진 것처럼 백제유적이 곳곳에 위치한 금마면의 정체성 복원과 관광산업활성화를 위해 7공수특전여단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와관련 세계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지역주민들의 건의를 더 이상 도외시 하지 말고 화답해야 할 차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