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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招魂) - 김행숙
위와 아래를 모르고 메아리처럼 비밀을 모르고 새처럼 현기증을 모르는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강물에 던졌다 나는 너를 공중에 뿌렸다
앞에는 비, 곧 눈으로 바뀔 거야 뒤에는 눈, 곧 비로 바뀔 거야
앞과 뒤를 모르고 햇빛과 달빛을 모르고 내게로 오는 길을 모르는, 아무 데서나 오고 있는 너를 사랑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먼저와 나중이 따로 없이, 낮과 밤의 구분도 없이, 아무 데서나, 언제든 내게 온다. 모든 방향에서 전면적으로 내게 온다. 비의 시간이나 눈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삶과 죽음을 넘어서서 내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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