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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며 남행열차는 달려간다 은빛 광선에 부딪치는 태양의 열기도 거뜬히 물리치고 푸른 들과 산 숲을 가로질러 앞만 바라보며 어느 바닷가 기차역에 여장을 푼다 풋풋한 갯내음이 밀려오는 해변에 한가로이 떠가는 조각배는 어디로 가는지 망망한 바다 위를 굽이치며 흘러간다 바다로 달려온 강물처럼 세월은 구름처럼 흘러왔느니 저 물결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 해설픈 조각들을 쓸어 담고 편안히 누운 바다가 되어 눈물이 되어 이슬 같은 노래를 실어 보낼 수 있는가 바다는 아무런 말이 없지만 출렁이는 물결은 그리움을 감추고 집채만 한 사랑을 어디론가 실어 보낸다 잔잔히 부서지는 해안선 너머로 폭풍을 몰고 오는 바람처럼 바다여 눈을 떠라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남행열차를 타고 푸른바다를 찾아가자. 바다에서 끝나는 기차역에는 길이 없지만 저 먼 수평선에는 끝나지 않은 길이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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