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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도 봄이지만 영산홍은 말고 진달래 꽃빛까지만
진달래 꽃 진 자리 어린 잎 돋듯 거기까지만
아쉽기는 해도 더 짙어지기 전에 사랑도
거기까지만 섭섭기는 해도 나의 봄은 거기까지만
정희성의 '연두'는 완벽히 충족되지 않은 세계가 줄 수 있는 여운이 무엇인가를, 그리고 그것이 이 작품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어떤 잔상을 남게 하는 것인가를 매우 극명하게 보여준 시이다. 이 정서적 효과는 충족되지 않는 미정형의 상태에서 오는데, 시인이 제시하는 소재들 가운데 완성형으로 제시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연두’는 이 시가 제시하는 그러한 세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도입의 역할을 한다. 이 색은 진행형일 뿐 결코 완성형이 아닌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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