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금도(飛禽島) 날고 싶은 섬 한 마리가 있다 지느러미 없이 헤엄쳐 가고픈 섬 한 마리가 있다 덫에 걸린 매처럼 때때로 푸드덕거리는 섬 연자맷돌을 메고 비상하려는 섬 일몰의 두근거리는 선홍빛 명사십리 바다도 어쩌지 못하는 섬 한 마리 내 안에 있다 새가 나는 모습과 닮아서 섬 이름이 ‘비금도’라고 한다. 이 섬을 시인은 정말 새처럼, 하늘을 헤엄쳐 가려 하는 한 마리 매처럼 그려낸다. 날개 없는 우리가 땅에 묶여 있듯이 새는 바람을 얻지 못해 바다에 머물러 있다. 명사십리는 이 큰 새의 날개를 은유한 말이겠는데, 진실을 말하자면, 이 날개는 한 번도 지상에 묶였던 적이 없다. 그 새는 벌써 오래전부터 시인의 마음속에서, 구만리장천을 날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