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하송 시인 | | ⓒ 익산신문 | | ‘공사(公私)가 다망(多忙)하다’는 말이 있는데 직장 생활하면서 본의 아니게 모임에서도 여러 가지 책임을 맡고 있다. 며칠 전에도 모임이 있었다. 이 모임에서도 총무라는 직책을 맡고 있어서 날짜와 시간, 장소를 어렵게 조율해서 단체 카톡방을 통하여 공지했다.
그런데 만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모임 회장님으로부터 친분관계가 있는 음식점을 이번 기회에 이용해주면 좋겠다며 모임 장소를 바꿨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왓다. 참으로 입장이 난처했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고심 끝에 먼저 한 약속이 중요하기에 예약했던 식당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였다.
때마침 모임의 회원으로부터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 궁금해 하며 전화가 왔다. 상황 설명을 하고 원래 예정대로 진행을 하겠다고 말하며총무로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니, “살다보면 별일이 다 있어요” 라고 가볍게 말했다. 갑자기 머리를 쿵하고 얻어맞는 느낌이 들다가 머리가 맑고 상쾌해졌다.
‘그래, 맞아!’ 살다보면 ‘인생이 완벽하게 짜진 각본처럼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자주 절감하곤 한다. 변수가 너무도 많은 생활에서 참으로 별의 별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그런데 우리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뜻밖의 일을 겪으면 당황부터 하게 된다. 그리고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던 기준과 잣대로 자칫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며 불평을 쏟아낼 수가 있다.
“살다보면 별일이 다 있어요” 얼마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말인가! 세상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매사에 내가 옳고 우주의 중심에 내가 있으며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내 말을 따라야 한다’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담양에 다녀왔다. 점심으로 가족들이 모두 좋아하는 열무 비빔국수를 먹기로 하고 ‘국수의 거리’로 발길을 향했다. 식당 안의 홀과 방에 자리가 비어있는데, 방으로 들어가서 방석을 깔고 앉았다. 아들은 홀에 있는 의자에 앉자고 하는데 방이 편하다며 무시했다. 그런데 방에 앉아서도 아들은 의자에 앉고 싶다고 거듭 말을 했다. 하는 수 없이 홀에 있는 의자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아들의 얼굴이 환해지며 편안해 보였다.
나는 따뜻한 온돌방의 좌식 문화가 익숙해서 방이 편한데, 어려서부터 입식 생활을 해온 아들은 좌식 생활이 불편한데다가 긴 다리를 쪼그리고 앉으려니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 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며 양보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사소한 것에서부터 얼마나 내 위주로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그렇다고 ‘다른 것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닌 것’이다. 내가 옳다고 우기며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자신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이 틀린 경우도 다반사다. 좁은 틀 안의 ‘나’ 중심에서 벗어나서 좀 더 유연적인 사고로 생각의 영역을 넓혀야겠다는 의지를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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