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 있음을 알았습니다.
당신에 대한 온갖 수식어들은 모두 맞는 말이지만, 어느 것도 당신을 정확히 담아내지 못한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정확히 아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도 된다. 당신은 천(千)의 얼굴로 다가오고 나는 그 얼굴들을 빠짐없이 말해보려 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사랑은 내 표현력의 범위를 벗어난다. 사랑은 크고 말은 작다. 사랑은 말로 다 적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울 수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