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정성수 시인 | | ⓒ 익산신문 | 요즘 ‘10년 만에 10억 만들기’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현실을 무시한 허황된 ‘부자가 되자’라는 말보다 구체적인 금액과 기간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10년에 10억 만들기’는 영국의 워릭대 연구팀이 1990년부터 10년 동안 매년 영국인 1만 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생활수준과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로 영국인들이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돈의 액수가 100만 파운드(약 9억 원)로 나온 데서 연유가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현재 자산이 0원이고, 5%의 금리(5%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를 적용하여 10년 동안에 10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월 6,439,880원을 저금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한민국 서민들이 한 달에 생활비(식비, 교육비, 의료비, 문화비 기타)를 제하고 6백5십여 만원이 넘는 금액을 저축할 수 있는지? 그것은 무리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매월 수입이 6백5십여 만원이 되는 가구는 서민이 아니라 이미 부자라고 할 수 있다. 한 달에 100만 원 이상을 저금하기는 무척 힘들다. 객관적으로 매월 100만 원 이상 저금을 하면, 7년 정도의 기간이면 1억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30일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우리나나 7세 미만 어린이가 주인인 통장 중 잔액이 1억 원이 넘는 계좌 수가 2천 733개로 총 잔액은 7천 426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명의의 계좌 수는 946만 5천 980개로 총 잔액은 11조 6천 373억 원이었다. 미성년자 명의의 계좌 중 잔액이 1억 원이 넘는 계좌 수는 3천 746개, 전체 잔액은 1조 382억 원으로 계좌당 평균 잔액은 2억 7천 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잔액이 1억 원이 넘는 금수저 미성년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저축이 진정한 저축인가? 이런 저금통장이 빛나는 통장인가? 편법적인 재산 상속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묻는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 화요일이 저축의 날이다. 금년에는 2017년 10월 31일(화)이다. 저축을 장려한 것은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 국가 정책 중 하나였다. 그 시절의 저축 장려는 거의 강권이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저축을 독려하고 저축왕 선발을 하여 표창을 하기도 했다. 교장실 뒷벽에는 학급별 저축실적을 막대그래프로 표시해 놓고 ‘저축우수학급 표찰’을 교실 입구에 붙여주기도 했다. 저축 실적이 나쁜 담임선생님은 교장실에 불려가 혼찌검을 당하기도 했다.
요즘 사람들은 저축에 관심이 없다. 저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나중에 돈을 많이 벌 것이기 때문에 당장 저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저축은 너무 힘들고 구속하기만 할 뿐이라거나, 낮은 이자와 인플레이션 때문에 저축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들은 있으면 쓰고 보자는 의식으로 팽배했다. 친구가 자동차를 사면 나도 산다는 식이다. 돈이 없으면 은행에 빗을 얻어서라도 산다고 하니 우려되는 바 없지 않다. 과소비가 미덕이 된 것이다.
소비와 저축은 불가분의 관계다. 소비가 적절하면 생산성이 올라간다. 더불어 기업의 고용과 투자와 국민 경제가 활성화된다. 그러나 소비가 지나치면 물가가 상승하고 저축과 기업의 투자가 감소되면서 경기기 침체된다. 반면에 저축이 적절하면 기업투자와 생산량이 올라가면서 국민 경제가 활성화가 된다. 하지만 저축이 지나치면 소비가 감소되고, 생산량도 내려가면서 역시 경기가 침제 된다. 소비와 저축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경기는 바닥을 헤맨다. 소비 제일주의가 된 지금이야 말로 저축의 의미를 되새기고 저축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할 필요성이 있다. 저축은 장래의 삶을 안락하고 풍요롭게 하는 수단인 동시에 국민경제의 투자재원이 되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한다.
그런가하면 가정 경제와 국가 경제를 튼튼하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가정경제 측면에서의 저축은 예기치 않은 질병이나 재난에 대비할 수 있다. 자녀교육이나 주택구입 및 노후생활 등에 필요한 목돈마련의 수단이 되기 때문에 가계의 안정과 풍요로운 미래 생활을 보장해 준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노후생활이나 실업에 대비한 사회보장제도가 충분치 못한 현실이다.
특히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장래의 안정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저축을 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와 저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려야 한다. 저축하지 않는 것은 완벽하게 무능하고 단순하고 어리석다는 증거이다. 씨앗까지 먹어버린 농부는 아무것도 심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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