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 | ⓒ 익산신문 | 길은 떠나기 위해서도 존재하지만 돌아오기 위해 꼭 필요하다. 익산은 이제 돌아오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국토의 중앙에 있는 지리적 이점과 KTX를 통한 호남 관문 역할은 전국의 비즈니스맨을 언제든지 불러온다. 익산은 이렇게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필자는 활기에 찬 익산을 바라보며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을 기대해 본다. 그것은 바로 익산의 숨은 보석인 농생명 산업이다. 우선, 세계를 향해 포효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의 비상(飛上)이 관심을 끈다. 아시아 최초의 식품클러스터는 익산의 농생명 산업이 세계 시장에 명함을 내밀고 한판 겨뤄보자고 선언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현재 37개 식품기업이 분양계약을 체결해 분양률 40%를 넘어섰다니, 호랑이의 포효가 쩌렁쩌렁 울릴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여기다, 익산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전북 혁신도시엔 농촌진흥청과 산하 4개 과학원이 운집해 있다. 농진청은 농생명 산업과 관련한 제반 지원 시스템을 축적해 놓고, 각종 연구개발(R&D)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익산 농생명 메카 구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실 필자도 익산의 농생명 산업 기반 확충에 일조한 바 있다. 전북대 총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8년, 필자는 당시 2년제 대학이었던 익산대학과 4년제의 전북대학을 통합시켜 익산에 전북대 최고 단과대학인 수의과대학을 이전하고 환경생명자원대학을 신설했다. 사학의 명문인 원광대학과 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가 익산에 위치해 전국적인 대학 도시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통합 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대화와 설득, 과감한 투자를 앞세워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 필자는 당시 익산캠퍼스를 친환경 농생명 산업과 수의학의 세계적인 메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농생명 산업 분야에 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비 등 300억 원 이상 쏟아 부었고, 수의과대학에 인수공통 전염병연구소를 포함하여 730억 원 이상 대거 투입했다. 불과 4~5년 만에 1천억 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구 익산대학인 전북대 익산 캠퍼스에 투입된 예는 전국 국립대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덕분에 농생명 산업 분야의 연구와 학생 취업률 등은 매년 전북대 100여개 학과 평가에서 1~2위를 다툴 정도가 됐다.
식품클러스터와 경쟁력 있는 대학, 연구기관 등이 한 곳에 몰려 있는 익산이야 말로 농생명 메카의 가장 빠른 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익산은 젊은이가 떠나는 안타까운 땅이 아니라 뻐꾸기 제철에 우는 ‘돌아가는 고향’으로 자리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엔 과제도 있다. 기존의 농생명 인프라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 묶어 효율의 극대화를 모색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체급 없는 무한경쟁에서 이기려면 폭발하는 시장의 요구를 읽고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친환경 농생명 산업은 세계 시장규모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커가고 있다. 전문기관이 예측한 세계 식품시장 규모만 2018년 기준 시 6조2천910억 달러로, 세계 자동차 시장의 2배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때마침, 정부도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전북을 농생명산업 수도로 만들겠다’고 확실하게 선포했다. 17개 시·도별 공약과 관련해 ‘수도’라는 단어를 사용한 곳은 서울(역사문화수도)과 세종(행정수도), 부산(해양수도) 등 7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정부 지원을 토대로 익산이 대약진을 뜻하는 ‘퀀텀 점프(Quantum Jump)’에 나서려면 지역민과 각계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육성하고 어떤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할지, 모두 고민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익산의 미래를 위해 농생명 메카를 향한 큰 그림, ‘그랜드 디자인’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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