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신귀백 영화평론가 / 익산민예총 대표 | | ⓒ 익산신문 | 익산의 가치는 누가 뭐래도 백제탑에 있다. 오래된 것들에는 권위가 있다. 익산에 오래 된 인문학 모임이 있으니 문학 동아리 ‘청학’ 그리고 ‘고전 독서회’가 그것. 이들의 문학과 독서 열기는 40여년 넘게 유지 되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활동을 지속하고 올드보이들의 서포터즈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낡았다. 학생들은 빛나지만 학교가 낡아 이리남중학교는 모현동으로 신축이사를 했다. 하여 마동의 옛 학교부지가 비었다. 이리남중 이전부지를 두고 아파트 업체들이 군침을 삼켰다. 교육청은 팔지 않았다. 많은 사회단체들도 욕심을 냈다. 교육청은 학생주도의 자치공간으로 쓰기로 했다. 그래서?
청소년자치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어른들 마음대로 리모델링해서 ‘놀아라!’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건축학교’가 꾸려졌다. 과정부터가 학생들의 자치로 진행되었다. 어떤 공간이 필요한가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했다. 북카페, 노래방이나 놀이방까지는 예상할 수 있었다. 누워서 보는 영화관 그리고 녹음실을 기획했다. 신선했다.
학생사업단과 건축가들이 만났다. 공간 디자인 역시 학생들의 몫이니까. 전문가들은 지켜보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선진지를 견학하고 원탁회의를 열었다. 어른들은 특별히 지시를 하지 않았다. 영화공간을 꾸미는 것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는 시간이 있었다. 운영과 관리, 책임의식에 대해 조금의 훈수를 했다. 기획 과정의 사소한 것까지 기록을 남기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공간설계와 시공 등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사실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 그래야 단골이 생기고 의미 있는 공간이 된다. 잘 만들면 온다. 프로그램이 좋으면 몰려든다. 젊은 친구들은 SNS로 금방 입소문을 낸다.
어른만 그런가. 학생들은 인정과 환대를 바란다. 학교 밖 소속감이 커져야 사람의 품도 커진다. 오래 가야 한다. 교육청과 자문단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전문성과 책임성 있는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어른들은 울타리 역할을 해 주고 동기부여를 해 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성과를 강요하면 안 된다.
자치! 방향은 정해졌다. 담당 공무원이 바뀌어도 청소년 자치문화공동체 모임은 오래 가야 한다. 새로운 기수가 들어와 힘차게 활동해야 익산이란 도시의 자부심이 생기고 정체성이 깊어질 것이다. 선배들이 가르치면 된다. 지식보다 활동을. 기획과 실행을 통해 배울 것이다. 그리고 희생을 경험할 것이다. 두터운 추억이 되는 공부다. 이 자치공간이 손때가 묻고 기록이 두터워지면 청학이나 고전독서회 같이 오래된 모임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오래된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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