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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문화가 산책>아들의 나비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7년 04월 03일(월)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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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나비 - 전윤호

나는 여태 구두끈을 제대로 묶을 줄 모른다
나비처럼 고리가 있고
잡아당기면 스르르 풀어지는 매듭처럼
순수한 세상이 어디 있을까
내 매듭은
잡아당겨도 풀리지 않는다
끊어질지언정
풀리지 않는 옹이들이
걸음을 지탱해왔던 것이다
오늘은 현관을 나서는데
구두끈이 풀렸다며
아들이 무릎을 꿇고 묶어주었다
제 엄마에게 배운 아들의 매듭은
예쁘고 편했다
일찍 들어오세요
버스 정류장까지 나비가 따라왔다

시인은 아빠를 위해 무릎 꿇은 아들을 통해 그 매듭이 나비가 되는 놀라운 광경을 본다. 끈에 묶여 있는데도 발에 나비 날개가 달려 날아갈 것 같다니! 구속을 날갯짓으로 만든 아들의 손길이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들어 올린다. 출근하는 게 싫지가 않다. 묶여 있어도 편하고 즐겁고 자유로운 것, 그것이 사랑인가. 구두가 날개를 달았으니 오늘 저녁엔 뭔가 사 들고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겠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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