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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황혼 이혼
정성수 시인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7년 03월 20일(월)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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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신문
주례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해로해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빛을 잃어가는 말이다. 최근 우리나라 이혼율이 급증한데서 나온 우려의 목소리다. 이제 주례사를 ‘살다가 싫으면 그만 둬라’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 된다. 부부가 이혼에 이르는 시기는 결혼 4년 차 이하인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 이는 결혼에 대한 부푼 기대감이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차 등으로 결혼생활 적응에 실패한 까닭이다.
  원앙부부니 잉꼬부부라는 말이 있다. 보통 결혼생활 30여년 쯤 되면 듣는 말이다. 문제는 이런 부부들의 이혼율이 젊은 부부의 이혼율을 앞지른다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행복의 이유가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 각각이다’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의 한 문장이다. 

  여자들이 황혼이혼을 요구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남편의 외도를 비롯해서 일방적이고 지시적인 말투, 권위적인 자세, 매사에 잦은 간섭, 성격차이 등이다. 거기에 남편의 퇴직으로 인한 경제적 상실이 한 몫을 한다. 그 외에도 폭력, 인격모독, 도박 등이다. 뿐만 아니라 여권이 크게 신장되어 여자들이 자아에 대한 갈망이 크게 작용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과거에는 여자들이 이런 문제를 참고 견디며 살았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남녀가 평등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자 이혼을 창피하다거나 싱글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고 여기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지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는 남녀 공히 ‘더 이상 참고 살지 않겠다’ ‘남은 인생은 행복하게 살겠다’고 과감히 싱글 선언을 한다.

  황혼이혼 대부분은 여자 쪽에서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혼의 1차적 이유는 대화 부족이다. 40~50대 부부 중에는 1일 30분도 대화를 하지 않는 부부가 3쌍 중 1쌍이라는 통계가 있다. 소통의 부재는 결국 사랑의 결핍이 되어 부부생활의 위기로 다가 온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불행한 결혼생활 유지는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이혼을 하면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40~50대에 이혼을 한다면 남은 40여년이라는 세월을 싱글로 살아가야 한다. 이혼은 결국 고독, 자살 등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은 이혼은 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자유롭게 해주겠다며 각방을 쓰고 식사도 따로 하는 부부가 많다고 한다. 이런 부부생활 패턴이 해혼解婚(혼인관계를 풀어준다)이니 졸혼卒婚(결혼을 졸업한다)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전통적 결혼관이 무너진 것이다.
  황혼 이혼을 하면 여자는 결혼기간 중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재산에 대해 최대 40%~50%의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위자료까지 받는다. 이혼을 하는 경우 남자가 위자료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남자가 약자이고 피해자이다. 황혼 이혼이 발생하는 것은 젊은 시절에 갖지 못했던 시간이 은퇴 후 갑자기 늘어나 감당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당혹감은 스스로 제어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나이가 들수록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 꼭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후에는 자식 중심에서 부부의 중심으로 바뀔 것을 인식하고 은퇴하기 전부터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법에 대하여 익숙해야 한다.
 
  남자는 은퇴를 하면 하루 종일 파자마 바람으로 거실에 TV만 보다가 세끼 밥을 차려 달라는 '삼식三食이'가 되어 버리고 만다. 아내에서 보면 죽을 맛이다. 어떤 경우는 아내에게 뒤를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 다니는 밸 없는 족속이 되기도 한다.

부부는 경쟁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상하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평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동지적 관계이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친구이자, 동료이며 연인이다. 이런 점을 명심하여 자신은 물론 상대의 노후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배우자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은퇴한 남편은 ‘집에 두고 오면 근심덩어리’ ‘같이 나오면 짐덩어리’ ‘혼자 내보내면 걱정덩어리’ ‘며느리에 맡기면 구박덩어리’ ‘마주 앉아 있으면 웬수덩어리’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황혼 이혼을 방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집안 살림을 도와주는 ‘살림 보조’가 되는 것이다. 집안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쓰레기장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다. 그 외에도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운동이나 취미생활은 물론 함께 영화를 보거나 함께 여행을 하는 것도 좋다. 이런 일들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는 마인드 컨트롤은 아내로 하여금 존중과 배려를 받는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제 삼식이(집에서 세 끼 먹는 남편)도, 바둑이(아내 뒤를 따라다니는 남편)도 되지 않도록 지혜를 짜내야 한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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