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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맞으며
사)한국문인협회익산지부 이순자 지부장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7년 01월 23일(월)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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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사)한국문인협회익산지부 이순자 지부장 | | ⓒ 익산신문 | 설이 곧 다가온다. 나에게 설은 설렘을 가져다주는 절기였다. 모든 것이 귀하던 어린 시절, 설날은 새옷을 입을 수 있는 날이었다. 새 운동화와 떡국과 세뱃돈과...... . 생각만 해도 즐거운 날이었다.
설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분주한 손길로 한과를 만들고, 술을 빚고, 식혜와 엿을 장만하기도 하셨다. 세배하러 오는 손님들을 맞으려고 준비하는 음식이 참 많았다. 엊그제 우연히 마트에 갔다가 설맞이 선물세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광경을 보고 설날이 가까워졌음을 알게 되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간 것 같다. 내 어린 시절의 설맞이 풍경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모래시계에서 작은 모래알이 흘러내리듯 소리없이 흘러간 세월을 가늠하며 불현듯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보았다.
'아, 내가 어느새 중년의 여인이구나' 친구들이 하나 둘 사위와 며느리를 들이고 손주를 보았다는 자랑을 듣고 부러워했었다. 나이를 또 한살 더 먹게 된다는 생각에 이르자 쓸쓸한 기분이 든다. 내게 어린 시절의 설날은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이유조차 신나고 즐거운 일 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신(新)을 잃어버린 것 같다. 새로움(新)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조차 사라져가고 있다.
아이들이 새옷과 새 신발을 사주어도 반가운 기색이 별로 없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설날의 세뱃돈이 아니면 용돈이 따로 없었는데 용돈조차 흔해서 요즘 아이들은 돈이 귀하다는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나의 어린시절은 그랬다. 어쩌다 신발만 새로 생겨도 아이들은 그 신발을 신고 나가 동네 어귀를 어슬렁거리다가 어른이 나타나면 쫒아가서 큰소리로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 어른들은 빙그레 웃으시며 "그래, 새 신을 신었구나" 하고 말씀하시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 순간 얼마나 마음이 착해지고 따뜻하고 행복했었는지 나는 기억하고 또 기억한다.
설날과 함께 시작되는 신년! 설레고 즐겁고 재미지고 신나는 새해맞이를 되찾고 싶다. 날마다 내 안의 신(新)을 만나 착해지고 싶다. 아니다. 설날 하루만이라도 신나는 날, 설레는 날로 맞이할 수는 없을까?
농사가 없는 집에 설날 아침 제삿밥이라도 지을 수 있도록 쌀 꾸러미를 나누어 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는 섣달이다. 이웃의 가난을 걱정하며 보내던 그 겨울은 얼마나 따뜻했던가. 언덕 위에 올라가서 손발이 꽁꽁 어는 줄도 모르고 연을 날리고, 가두어 놓은 논물이 꽁꽁 얼기를 기다려 썰매를 타던 아이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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