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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연탄의 얼굴은 둥근가!
시인/정성수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6년 12월 19일(월)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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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신문
  이제 본격적인 겨울로 간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연례행사로 ‘사랑의 연탄배달’을 한다. 이와 함께 쇼윈도에 꼬마전구로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 길가에는 빨간 자선냄비와 구세군의 종소리는 연말과 함께하는 풍경들이다. 따뜻한 마음이 전해 져 추운 겨울을 뜨시게 덥혀주는 장면들로 마음이 훈훈해진다. 

  그렇다고 해도 겨울은 아랫목이 간절한 계절이다. 요즘은 난방이 잘 되는 아파트가 대세다. 하지만 아직도 냉골을 등에 지고 힘든 겨울고개를 넘어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또는 불우이웃에게 사랑의 연탄배달이 곳곳에서 시작됐다. 훈훈하다 못해 눈물 나게 고마운 일이다.

  주로 가정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연탄은 불꽃이 잘 타도록 아래위가 통하는 여러 개의 구멍을 뚫었기 때문에 구멍탄이라고도 한다. 가정용 연탄은 구멍이 22개로 무게는 처음 찍었을 때 3.6㎏, 말랐더라도 3.3㎏ 이상이 되어야 한다. 높이는 142㎜, 지름은 150㎜로서 발열량 4,400∼4,600㎉, 착화온도 섭씨 450도가 표준이다.

올해 연탄 값은 지난해보다 15% 오른 장당 573원으로 경사가 심하고 구석진 곳은 배달 인건비까지 더해 1,500원을 훌쩍 넘는다.

  리어카도 들어갈 수 없는, 오가는 사람들의 어깨가 닿을 정도의 좁은 골목에 마주보고 서거나, 일렬로 횡대로 서서 바턴 터치하는 식으로 연탄을 옮긴다. 밝고 환한 얼굴로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전달한다. 그들은 웃고 있지만, 차곡차곡 쌓여지는 연탄을 보면서도 후원을 받는 사람의 표정이 밝지 않은 것은 왜? 일까! 주는 쪽이야 따뜻한 겨울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뿌듯한 마음이겠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은 꼭 그렇다고만 할 수 없다.

그것은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즐거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가난이 죄일 수는 없다. 그러나 가난은 부끄러운 일일 수는 있다. 남들은 다 잘사는데 나만 가난하다는 생각은 끝없는 절망감이다.

  5~60년대 겨울은 집도, 학교도, 직장도 추웠다. 심지어 기차 속도 추웠고 엔진이 붙어 있는 버스도 추웠다. 그러기에 당시 가정에서 제일 먼저 장만하는 게 연탄이다. 월동越冬준비 첫 번째다. 요즘처럼 집집마다 보일러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던 시절, 연탄은 각 집의 주요 에너지원이었다. 연탄으로 물을 데워 세수를 하고 밥도 짓고 난방을 했다. 잘못해서 연탄불을 꺼뜨리면 온 집안이 마비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들은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으려고 새벽잠도 포기하고 두세 시가 되면 어김없이 연탄을 갈았다. 

  연탄 한 장의 타는 시간은 보통 4시간이라고 한다. 이것은 4시간동안만 아랫목이 따뜻하다는 다른 말이다.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한 3장 이상으로, 가구당 1달 평균 100~200여장이 필요하다. 경제적 부담으로 충분한 연탄을 구입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의 겨울은 길기만 했다. 고층빌딩들이 들어서고 도로를 넓혀 많은 차들이 다닌다고 삶의 질이 결코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삶에 지치고 찌든 사람이 우리들 주위에서 사라지는 날이 행복한 날이다. 연탄배달 전 쌓아놓은 연탄 앞에서 기증자들은 기념사진을 찍는다.

앞에 앉은 사람은 웃고, 뒤에선 사람은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면서 흰 이빨을 보이기도 한다. 억지로 가운데쯤에 앉은 주인은 벌레 씹은 얼굴이다.

  이제 ‘나눔’은 보편적인 단어가 됐다.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라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사회적 행위로서 복지 향상이나 공공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물적·인적 요소를 제공하거나 그 밖에 공공의 복리에 도움이 되는 행위다. 여기에는 금전 또는 물품 기부인 물적 나눔, 전문적이거나 비전문적 지식과 기술 등을 나누는 인적 나눔, 헌혈 및 장기 기증인 생명 나눔이 있다. 나눔의 기본은 나눔이란 행위를 개인과 개인 간의 단선적 관계가 아니라 공공과 복지라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나눔이나 베풂은 꼭 추운 겨울에만 해야 하나? 묻는다. 겨울철만 되면 찾아오는 고뿔 같은 사랑의 연탄배달! 여름철에도 불우이웃을 도와주면 안 되는 것인가? 찜통 여름을 시원하게 지나라고 에어컨도 주고 냉장고도 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시커먼 연탄에게 묻는다. 날씨는 웅숭그린 채 자꾸만 겨울 속으로 간다. 거리에 나선 구세군의 종소리도 춥다고 딸랑거린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나눔과 베풂으로 둥근 년말이 될 수 없는 것이냐 묻고 또 묻는다. 왜 연탄의 얼굴은 둥근가!   /정성수 시인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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