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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불립’(無信不立)
고 상 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보좌관/행정학 박사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6년 11월 14일(월)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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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익산신문 | 중국 춘추전국시대 자공(子貢)은 정치적 수완과 언변이 뛰어난 인물로 공자(孔子)가 각별히 아끼는 제자로 알려져 있다. 어느날 자공이 공자와 정치에 대한 담론을 나누고 있었다.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자공이 묻자 공자는 "풍족한?식량,?충분한?병력이?있으면?백성이?신뢰한다"고 답했다. 이에 자공은 "마지못해 반드시 버려야 한다면 세가지(식량,병력,신뢰) 중에서 어느것을먼저 버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병력을 버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다시자공이 "부득이 반드시 버려야 한다면 나머지 두가지(식량,신뢰) 중에서 어느것을 버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다 죽게 마련이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서지 못하는 법이다"고?공자는 말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어원이다.
지난주 막을 내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주요 언론의 예상을 깨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좌충우돌이고 부동산 거부에 지극히 이기적인 인물로 비쳐졌기 때문에 그의 당선을 바라거나 기대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니 ‘우리 상식’으로는 트럼프보다 힐러리가 당선되는게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서’는 힐러리가 아닌 트럼프를 선택했다.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학자를 역임한 ‘라구람 G. 라잔’(Raghuram G. Rajan) 교수는 자신의 저서 폴트라인(Fault Lines)에서 “미국 정부와 국민은 소득을 좀더 평등하게 분배할 목적으로 고소득 계층에게 징벌적 성향의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에는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지금은 가난하지만 언젠가는 자신들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서술한 바 있다. 성공에 대한 희망과 믿음이 바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경우를 보자.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열심히 일해 부자가 된 사람들을 향해서 일면 동경과 존경의 시각도 가지고 있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한 사람은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 능력이 되면 대학진학도 가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적 정의를 지탱하는 가장 원초적이면서 중요한 불문의 규범이었다. 그런데 최근 ‘최순실 사태’는 그러한 불문의 규범을 무너뜨린 도발이다. 최고 권력자 주변 몇 사람이 5천만 국민을 상대로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지 못한 비선들이 나랏돈으로 자신들의 곳간을 채우고, 재벌을 상대로 수백억대를 갈취한 것이다.
장차관부터 산하기관에 이르기까지 인사에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다. 입학에서부터 학점취득까지 비정상 투성이다. 권력을 사유화해서 공적 영역을 처절히 짓뭉개버렸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느 누가 정부를 신뢰할 것이며, 대통령을 신임할 것인가. 한마디로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믿음을 완전히 상실했다. 더 이상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서 있다고 볼 수 없다.
헌정사상 초유의 권력 진공기를 맞아 우리 정치권은 이성적으로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든 또는 국회의 권능인 탄핵소추를 발의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무너진 신뢰의 둑을 다시 쌓는 일이다. 자칫 정파적 이익에 매몰되어 아귀다툼을 일삼는다면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의 장막이 국민들 가슴에 짙게 드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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