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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만남, 겸손한 사귐으로
황등중 한승진 교사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6년 09월 26일(월)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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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신문
미치 앨봄이 쓴『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미치는 분주한 직장생활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만 같았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귐을 갖지만 마음 깊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었다.
 
그는 아주 오래전 대학 시절을 떠올렸다. 그 때는 고민이 많은 시기였지만 그를 알아주고 진심으로 사랑해주던 모리 슈워츠 교수가 있었다. 그는 졸업할 때 모리 교수에게 가죽 가방을 선물하면서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그만 16년이 훌쩍 지나도록 연락조차 안하고 살았다. 

  그는 1995년 3월, 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ABC TV의 테드 코펠이 진행하는 ‘나이트 라인’이라는 토크쇼에서 모리 교수를 보게 되었다. 이 프로를 통해 자신의 은사인 모리 교수가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여겨,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매주 화요일마다 시간을 정해놓고 모리 교수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매주 화요일마다 만남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벗이 되었다. 그가 모리 교수와 화요일마다 만나다보니 어느새 그 횟수가 14번에 이르렀다. 이렇게 만나면서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쓴 글을 모아서 책으로 낸 것이 바로『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다.

  모리 교수는 사랑하는 제자가 찾아올 때마다 지금까지 자기가 연구했던 것들을 총정리한 핵심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주었다. 제자는 그 내용을 적고, 주제별로 분류하고, 녹음까지 했다. 12째 방문했을 때 그는 모리 교수의 발가락을 마사지해 주었다. 모리 교수는 아주 흡족한 마음에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내 아들이었으면 좋겠네.” 모리 교수는 14번째 찾아온 제자가 어찌나 고마운지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내 사랑하는 친구와 같네.”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자네는 착한 영혼을 지녔네. 나는 자네를 사랑하네.” 그리고 4일 후에 모리 교수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모리 교수를 만날 수가 없다. 매주 화요일마다 어김없이 찾아가서 반갑게 이야기 나누던 스승은 이제 없다. 그러나 그는 14번의 만남으로 충분했다. 그는 모리 교수와 만나면서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의 삶은 예전과는 달랐다. 이제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볼 지, 무언가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마음에서 자유를 누렸다. 주어진 일에 감사와 기쁨으로 임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겼다. 그는 여러 자선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모리 교수에게서 받은 사랑을 나눠주는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집필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미치가 모리 교수를 떠올린 것은 모리 교수가 루게릭병에 걸려 앞으로 얼마 못 산다는 것도 있었지만 사실은 자신의 공허함이 컸기 때문이었다. 모리 교수도 저명한 대학의 사회학교수로 명성이 자자하던 그 시절은 다 지나가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모리 교수는 질병의 고통과 죽음에 직면한 공포 속에서 남모를 외로움으로 더 힘들었을지 모른다. 두 사람은 겸손하게 서로를 필요로 하였다.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를 존중해주었다. 그러기에 그들은 스승과 제자, 노인과 젊은이, 병자와 사회인이라는 다름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름은 서로를 존중하는 귀중한 것이 되었다. 

  사람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理解)하는 자세이다. 이해의 영어 단어는 ‘Understand’이다. 이 말은 ‘상대방의 아래에 서 있다’는 말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겸손을 잘 드러낸 말이다. 이해의 한자성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이 말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본다’는 뜻이다. 즉, 자신의 생각과 감정과 의견과 입장이 먼저가 아니라 상대방을 우선하는 것이다. 자신의 부족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필요로 하는 자기고백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이런 이해에서 상대방을 존엄하게 여기는 겸손한 마음이 진심으로 우러나온다.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고 협력해서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 내가 먼저 부족함을 인정하고,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면 좋겠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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