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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의 문화가 산책>시 - 손현숙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6년 08월 16일(화)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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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달리 꼬부라진 길을 가다
해 아래 턱 받치고 눈꼬리 바싹 치켜뜬
칸나 꽃을 보았다
빨간 혀, 날름거리며
여자가 몰래 씹어 뱉는 욕 같다
고년! 참,
홀랑 까지기도 까졌지
무서운 것 하나 없다는 듯
초롱 같은 눈을 뜨고
어디 다! 덤벼 봐
8월 염천에 겁도 없이
길가에 깨 벗고 서 있는
고년, 원경에서도 혈흔이 낭자하다
시인은 명달리 꼬부라진 길에서 칸나와 맞닥뜨리며 재미있는 발상이 시로 완성된다. 참으로 맛깔스런 여자다. 전혀 기죽을 것도 없다. 당당하다.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까지 엿볼 수 있은 당참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칸나를 여자로 아니 시 그 자체로 해석하는 지점이 명쾌하니 즐겁다. 팔월 무더위에도 깨 벗고 서서 어디 다! 덤벼봐 하는 두려울 것 없는 자신감, 그럼에도 먼 거리에서 칸나의 싱싱한 혈흔이 눈에 띄면 그 매혹에 빠져 잠시 가던 길 멈춰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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