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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찌개김치사리 - 최은묵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6년 06월 20일(월)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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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바꿨죠,
빈 플랫폼으로 강물을 끌어오듯 냄비를 탐색할래요
목욕물을 데워줘요 면발 약한 기차는 어떻게 삶나요
발가락에 낀 반지로 육수를 내고
헌법을 갈아 스프를 만들어요
우리의 이빨은 도덕적인 밤보다 튼튼하니
쫄깃한 연애는 비법이죠
검정 세단이나 푸른 트럭이나 똑같이 둥근 밤,
싱거운 막차를 보내고
허겁지겁 밤길을 꼬아 라면을 끓여요
도발적으로 찢은 김치를 추가 할게요
한 끼만 먹고 떠난 종이비행기는 잊고
콧등에 얼큰한 땀 맺히도록 젓가락을 돌려요
순서를 뒤엎어도 뜨거움은 엉켜있죠
찬밥 한 덩이 가져올까요?
일반적인 독자라면 ‘라면찌개김치사리’라는 제목부터 난감할 것이다. 시인은 의도적으로 난해성을 전경화(前景化)시키고 있다. 그 의도는 의외로 간단하다. 세계는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하지 않은 세계를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은 왜곡이거나 오역(誤譯)이다. “면발 약한 기차를 어떻게 삶”으며, “반지로 육수를 내고 헌법을 갈아 수프”를 만든다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하고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은 손쉬운 해법을 구하려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시인은 파편화된 세계에 파편화된 이미지의 그물을 던지고 있을 뿐이다. 의미를 구성하는 것은 이제 당신, 독자의 몫이다. 단일하고도 고정된 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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