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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의 문화가 산책
'그림자 키우기' 임승환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6년 06월 13일(월)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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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너는 내 피가 엮어낸 문장이다
그러나 해독할 길이 없다
마음과 꼭 반대로 움직이다가
시간에 따라 방향마저 바꾼다
다가간 만큼 숨어버리고
멀어진 만큼 훌쩍 커버린다
깔깔대는 탈선
멈추지 않는 전류를 느끼며
너라는 치욕을 견딘다
비틀거리는 안색은
울음과 웃음을 번갈아 쏟아내고 있다
새벽시장에서 한 다발의 꽃을 사고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너와
설렁탕을 말아먹으며 아침을 본다
그림자를 키우는 것은
스스로 단맛 나는 국물이 되는 일
너는 나의 따뜻한 식탁이다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면 쉽게 공감 가는 시다. 내 피가 엮어낸 문장인 자식은 커 가면 커갈수록 내 반쪽이며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해진다. 그 때문인가 내가 나의 모습을 완전히 모르듯이 저 그림자를 명확히 해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울음과 웃음을 번갈아가며 쏟아내게 하는 그 행복과 불행마저도 부모에게는 선물이다.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식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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