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늙은 느티나무는 하숙생 구함이라는 팻말을 걸고 있다
한때 저 느티나무에는 수십 개의 방이 있었다
온갖 바람빨래 잔가지 많은 반찬으로 사람들이 넘쳐났다
수많은 길들이 흘러와 저곳에서 줄기와 가지로 뻗어나갔다
그런데 발 빠른 늑대의 시간들이 유행을 낚아채 달아나고
길 건너 유리로 된 새 빌딩이 노을도 데려가고
곁의 전봇대마저 허공의 근저당을 요구하는 요즘
하숙집 문 닫을 날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 지금은
느티나무 아래 평상을 놓고 틱틱 끌리는 슬리퍼, 런닝구,
까딱거리는 부채, 이런 가까운 것들의 그늘하숙이나 칠 뿐
시간의 폐허가 있다.
누군가 들어왔다 사라진 자리거나, 쥐고 있다 빠져나간 주먹이거나, 무엇인가 놓여있다 허물어져가는 모습을 띄고 있다.
저 오우리가 뒤돌아보는 곳에는 언제나 오래된 느티나무도 시간을 뛰어넘지 못했다.
시간은 늘 앞서 걷는 모범을 보이며 나무를 유인했던 것. 이제는 쇠잔해진 호흡을 일으켜 무한 적막들을 그늘로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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