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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론
시인/정성수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6년 04월 11일(월)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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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수 시인
ⓒ 익산신문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 한 벌이나 숟가락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식사 때 사용하는 용구로 시저匙箸라고도 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병용하는 것은 우리 일상식이 국물이 있는 음식과 국물이 없는 음식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밥을 뜨거나 국을 먹을 때 주로 사용하는 숟가락을 보통 수저라고 부른다. 수저를 담는 수젓집 또는 수저주머니는 주로 종이나 천으로 만든다. 특히 천으로 수를 놓아 만든 수저 주머니는 장수를 기원하며 여성의 혼수품 등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현대에 와서는 기념품 정도로 판매된다. 수저의 재질은 스탠레스, 플라스틱, 우드 등이다. 수저라고 해서 다 수저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저는 청동기시대의 유적인 ‘나진초도패총’에서 출토된 골제품骨製品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람에게도 등급이 있다'?는 것이 바로 수저계급이다.? 등급에 따라 정해진다는 수저계급은 자산 정도에 따라 플라티늄 수저, 다이아몬드 수저,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놋수저, 플라스틱 수저, 흙수저, 뼈수저로 나뉜다.

플라티늄 수저는 자산이 1,000억 정도는 돼야한다. 이는 총인구 중 상위 0.01%로 최상위 부유층 자녀를 말한다. 다이아몬드 수저는 자산이 30억 정도로 총인구 중 상위 0.1% 혹은 가구 연 수입 3억 이상이다. 금수저는 자산 20억 정도로 총인구 중 상위 1% 혹은 가구 연 수입 2억 이상이다. 은수저는 자산이 10억 정도로 상위 3% 혹은 가구 연 수입 8,000만 원 이상이다. 동수저는 자산 5억 정도로 상위 7.5% 혹은 가구 연 수입 5,500만 원 이상이다. 놋수저는 자산 1억 정도로 상위 10%다. 플라스틱 수저는 자산이 5,000만 원 정도며 흙수저는 자산이 5,000만원도 안 되는 별 볼일 없는 등급이다.

최악인 뼈수저는 쎄가 빠지게 일을 해도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어렵다는 최하위로 자조적인 수저다.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이 속한 계층을 가늠하는 '수저계급론'은 부모의 재산 정도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뼈수저다. 이는 수저의 재질로 계급을 정하는 것이다. 부모덕에 편히 살 수 있는 최상류층의 '금수저'에서 부터 아무리 노력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는 최하류층의 '뼈수저'는 출발 지점부터 다르다.

학생으로 자가용을 비롯해서 원룸 또는 전세에서 등하교를 하고 두둑한 용돈을 받는  좋은 교육환경이면 '금수저'다.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해 공사판에서 학비를 벌어 대거나 점심을 거르면서 공부하면 '뼈수저'다. 뼈수저는 비아냥거림과 자조의 표현이다. 금수저가 은퇴 이후 행복한 노후가 보장돼 있다면, 뼈수저는 가난과 질병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수저론이 나오게 된 계기는 부유한 집 자제를 수저에 빗댄 영어 관용구인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라는 영어식 표현에서 비롯됐다. 과거 유럽 귀족층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머니 대신 유모가 젖을 은수저로 먹이던 풍습을 빗댄 말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수저 앞에 금, 은, 동, 흙, 뼈를 붙이면서 의미가 세분됐다. 부모의 자산과 연 수입별로 줄을 세워 계급을 정리한 신조어인 수저계급의 뼈수저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젊은이들의 자포자기 정서가 짙게 깔려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승자는 금수저라는 것이다. 수저론은 돈이면 안되는 게 없다는 사회 풍조로 다분히 경제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데 문제가 있다. 부모들의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이 더 큰 문제다. 요즘 취업을 하려면 해외연수는 기본이고 나름대로 스펙을 쌓아야 하는 현실에서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은 필요충분조건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들은 대부분 ‘상속형 재벌’인 경우가 많다. 물론 선대先代에서 가난을 딛고 부를 쌓았지만 현시점의 재벌들은 스스로 창업해 부를 쌓은 ‘자수성가형Self Made’ 부자는 드물다. 외국의 경우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많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비롯해서 아마존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은 물론 중국 대표적 창업가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의 ‘리옌훙’ 등이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자본은 대기업에 편중돼 있고 재벌 중심의 경제 구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창업을 통해 성공한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도전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분위기는 창업 의지를 꺾는 결과를 가져왔다.

  옛날에는 개천에서도 용이 나왔다. 가난한 집에서도 훌륭한 인재가 탄생한다는 말이다. 인생이 역전 된다는 것이다. 과연 요즘 같은 현실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부모가 가난하면 자녀도 가난을 면치 못하는 가난의 대물림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 현실에서 개천에서 용이 나온다는 말을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그만큼 계층 간의 이동이 과거에 비해서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뼈수저에서 금수저로 신분상승하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은수저나 동수저를 뼈수저로 추락시켜서도 안 된다. 수저계급론이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바라보는 부분은 될 수 있다. 그러나 법칙은 아니다. 조개 속 한 알의 모래가 아픔을 견디어 낸 뒤 찬란한 진주가 된다. 이것이 ‘진주의 법칙’이다. 생존력이 강한 생물은 우수해서가 아니라 현실에 대응하는 발 빠른 생물이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개천에서도 용은 난다.

  이제 우리는 수저론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사회 발전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들은 생각을 바꿔야한다.  또한 황금만능주의에 물들지 않도록 앞장을 서 건전한 사회 풍토를 조성하고 젊은이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꿈을 펼쳐갈 수 있는 경제 활성화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뼈수저들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를 부여하고 일자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

소득과 분배에 대한 전향적 정책을 모색해야 사회적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다. 한겨울에 피어 사랑받는 인동초 처럼 역경을 딛고 이룩한 인생 스토리는 뼈수저를 쥐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한번 뼈수저는 영원한 뼈수저가 아니다. 생각과 노력에 따라 뼈수저가 금수저가 될 수 있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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