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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변화를 위하여
정도상 소설가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6년 03월 07일(월)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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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신문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삼십년도 훌쩍 지난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던 일이다. 익산역 앞, 지금으로 치자면,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중앙생선가 쪽으로 걷고 있었다.

그 때 하늘에서 벽돌 하나가 떨어졌다. 하마터면 그 벽돌에 맞아 죽을 뻔 했다. 깜짝 놀라 위를 쳐다봤더니 옥상에서 어떤 녀석이 “야, 개새끼야 담배 피우지 마!” 라고 하며 벽돌 하나를 또 던지는 것이었다. 맞으면 죽겠다 싶어 얼른 자리를 피했다. 이것이 익산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다. 아주 강렬해서 지워지지도 않는다.  

일 년에 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800만 명에 가깝고 군산을 찾는 관광객은 250에서 300만 명 정도이다. 전주나 군산에 비해 교통도 훨씬 편한데 관광객이나 여행자들은 익산에 내리지 않는다. 그들은 익산에 대해 “뭐 없네.”라고 반응할 뿐이다. 뭐 없네. 참으로 간단한 말이면서 익산을 외면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무식하게 거칠게 대충 계산을 해보자. 평균적으로 치자면 하루에 2만 여명이 전주를 찾는 셈이다. 우등고속버스 정원을 넉넉하게 잡아 30명이라고 한다면, 하루에 667대가 전주에 도착하여 관광객을 내려놓는 것이다. 2분에 1대꼴로 외지에서 전주로 사람이 오는 것이다. 2만명이 전주에 도착하여 세 끼를 먹는다고 치자.

한끼에 7천원씩 계산하면 밥값만 4억2천만 어치를 매일 먹는 것이다. 그러나 밥만 먹는 게 아니다. 온갖 주전부리에다 술값이나 커피값을 보태면 먹는 것으로만 매일 10억이 전주에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2만명 중에서 만 명은 당일로 떠나가고 만 명이 하루 잔다고 계산해보자.

객실이 5천개가 필요하다. 숙박비를 싸게 하여 5만원이라고 한다면, 하루 밤에 2억5천만원의 숙박료가 전주에 쌓이는 것이다. 대충 짜게 계산해도 하루에 12억5천만원이 전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현재 전주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익산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뭐 없네’ 하면서 그냥 지나치고 있는데, 정말로 뭐가 없는 것일까? 익산역 앞의 중앙동의 거리와 골목은 너무 낡아버렸고, 영등동이나 대학로, 모현동은 문화의 속살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천할 뿐이다.’ 그런데도 원도심은 완전히 파괴된 채로 죽어 있다. 

익산의 옛 지명은 ‘이리’이고 우리말로는 ‘솝리’라고 불렀다. 갈대밭에 숨은 작은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 작은 마을에 철도가 놓이고 호남선과 전라선으로 갈라지는 커다란 역이 들어서면서 식민지 시절 수탈의 길목에서 큰 도시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본디 존재했었던 문화를 땅 속에 묻고 눈앞의 단기순이익만 추구하며 터미널처럼 키워낸 도시가 익산이다. 그 달콤함에 젖어버렸던, 부나비 같은 지난 날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진정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영등동이나 대학로, 모현동에 형성된 상권을 중앙동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KTX나 온갖 종류의 기차를 차고 익산을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들 여행객들을 익산에 내리게 해야 한다.

그러자면 모두들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도록 풍경을 변화시켜야 한다. 토목과 건설의 방식으로 원도심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에는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건물이 아니라 새로운 상상력이다. 상상력과 비전 그리고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혁신은 문화에서 나오지 행정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익산에는 문화의 달인이 필요하지 행정의 달인이 필요한 게 아니다. 익산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낡은 설계와 추측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롭고 엉뚱한 상상을 해야만 겨우 가능하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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