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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 장
양경이(익산YWCA 사무총장)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6년 02월 05일(금)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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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평소 즐겨 찾던 밥집을 간 적이 있다. 세련되지는 않아도 훈훈한 분위기의 밥집 입구에 자리 잡은 연탄난로가 한파 속에 들어선 손님들을 맞이했다. 빨갛게 달궈진 연탄은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얼었던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안도현 시인이 쓴 ‘연탄 한 장’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시인의 연이은 고백처럼 분명 연탄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어 올 겨울에도 삶이 힘들고 버거운 이들과 따뜻한 동행을 했으리라.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 온전히 자기 자신을 불사른다고 말한다. 그 값이 적어 그 역할의 분량도 작게만 여겨졌던 것일까? 딱히 별다른 생각이 없었던 연탄 한 장, 제 몫을 다하는 충실함이 강하게 마음에 남는다.

 어찌보면 우리가 사는 오늘은 연탄 한 장을 닮은 자들로 인해 지탱되어 왔으리라!

 자신의 ‘일’(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행하는 모든 활동)에 임하는 자세를 구분해 보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먼저는 경제활동으로만 생각하고 직업으로 하는 자세이다.
 
단지 수입의 수단으로 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경력을 위해 하는 일로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하는 일이다. 세 번째는 소명으로 행하는 일이다. 소명으로 하는 일은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남의 시선에 움직이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정체성에 기반하여 많은 이들을 이롭게 한다.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고 나서는 분들이 많은 때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바라기는 나선 이들 모두가 온 몸으로 사랑하다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민들을 위해 기꺼이 삶을 산산히 으깨겠다는 각오가 실천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으로 그들의 말잔치려니 치부해 버리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되겠다. 지역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일꾼을 분별해야 한다. 직업인으로서가 아닌, 또 자신의 입신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 소명으로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일꾼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박노해 『사람만이 희망이다』의 ‘인다라 구슬’이 생각난다. 인다라의 하늘에는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는 지점에 구슬이 달린 거대한 그물이 걸려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모든 구슬을 비추고 있어서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모든 구슬에 울림이 전달이 되어서 모든 구슬이 움직이게 된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혈연이나 학연, 지연으로만 연결고리를 제한하지 않기를 바란다. 역사에 근거하여 오늘을 살아가듯이 오늘은 우리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책임 있는 선택은 우리의 내일이다.

 묵은해를 보내며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설날이 다가왔다. 세배와 덕담으로 새해 인사를 나누며 누군가 전해 주는 따스함만 꾀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어 봄이 어떨까 한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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