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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줄 - 심보선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6년 01월 25일(월)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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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써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다.
미래의 열광을 상상 임신한
둥근 침묵으로부터
첫 줄은 태어나리라.
연서의 첫줄과
선언문의 첫 줄.
어떤 불로도 녹일 수 없는
얼음의 첫 줄.
그것이 써진다면
첫아이처럼 기쁠 것이다.
그것이 써진다면
죽음의 반만 고심하리라.
나머지 반으로는
어떤 얼음으로도 식힐 수 없는
불의 화환을 엮으리라.
첫!은 순서가 아니다. 숫자는 더구나 아니다. 첫은 개벽, 처녀림이 내 뿜는 숨결, 미래, 혁명이다. 아직 오지 않은 당신의 첫 줄은 어디로 부터 오고 있을까. 꽃, 별, 묘지, 바퀴, 사랑의 잿더미를 뒤적이는 손에서 오고 있을까. ‘나뭇가지가 나뭇가지에게 초록색 성호를 그어주고/ 꽃이 꽃에게 은밀한 꽃말을 속삭여 주고/사람이 사람에게 불멸의 어깨를 빌려준다?’ 이윽고 오고야 말 봄날을 기다린다. 눈부신 첫아기를 꿈꾸며 시인들은 올해에도 기쁘고 슬프게 첫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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