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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좋다 - 문태준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 입력 : 2015년 10월 26일(월)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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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안구에는 볍씨 자국이 여럿 있다
예닐곱살 때에 상처가 생겼다
어머니는 중년이 된 나를 아직도 딱하게 건너다보지만
나는 내가 좋다
볍씨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는 나의 눈이 좋다
물을 실어 만든 촉촉한 못자리처럼
눈물이 괼 줄을 아는 나의 눈이 좋다
슬픔을 싹 틔울 줄 아는 내가 좋다
당신과 나는 서로의 안구가 신기해서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만난 적 있습니다. 눈물이 괼 줄을 아는 우리를 가깝게 한 것이 볍씨 자국이었군요. 우리는 각자 몇 살 때에 생긴 상처를 지니고 삽니다. 볍씨 자국이 있는 눈이라서, 내 눈이 좋다고 아름답다고 당신이 말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내가 참 좋아지려고 합니다. 내일 우리는 볍씨 자국 때문에 서로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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