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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다
언제나 첫 비
가슴에서 오는 비는
언제나 첫 비다
새벽에 어둠에
대낮처럼 멀리 떨어지는 비
불 켜지 말고 들어야 하는 비
온다
이 시각 누가 비탈을 오르는가
비탈이 비탈이 되는 이 시각
다시 빗소리
혼자 아득한 곳 가고
세상의 모든 차양을 두드리면서도
단 하나의 차양을 위한 비
온다
사랑의 정의는 사랑에
오래 있어야 한다
시인은 지금 사랑을 묻고 있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불 켜지 말고 들어야 하는 빗소리’가 있음을 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빗속으로 혹 그 누군가가 올지 몰라 귀 기울이는 그 시간을 안다. 그것은 언제나 인생에서 처음 맞이하는 비이고 오직 나만을 위한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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