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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가는 길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5년 08월 17일(월)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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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길 - 한하운
 - 소록도로 가는 길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千里, 먼 전라도 길
( *지까다비 - 작업화)

한하운은 나병의 병고病苦에서 오는
저주와 비통悲痛을 온몸으로 껴안고 살다간 천형天
刑의 시인이다. 부제 <소록도로 가는 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는 전라남도 고흥군
소록도의 수용소를 찾아가는 나병 환자인 화자의 고달픈 삶을 잘 나타내고 있다.
천형이라 는 운명적 삶을 살아가는 그의 무거운 발걸음은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 숨막히는 더위뿐'
이라는 첫 구절과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이라는 마지막 구절에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천리'는 고향 함경남도 함주에서 전라도 소록도까지의 공간적 거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화자의 절망적 삶의
모습이자, 평상인들과 결코 동화할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거리감 즉,
삶의 거리감을 뜻하기도 한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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