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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寒 춘한 ..1214자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5년 05월 04일(월)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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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분남 수필가
ⓒ 익산신문
예로부터 음력 이월을 춘한이라 했다. 음력 이월 초하루에 풍신인 영등할미가 하늘에서 내려오느라 바람이 인다고 한다. 바람이 세차면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것이고, 바람이 보드라우면 딸을 데리고 내려온다고 한다. 바람 끝이 내차고 쌀쌀맞은 것이 며느리를 앞세우고 내려오나 보다. 달달 볶는 모양이다. 풍신의 시샘과 심술을 고스란히 느끼고도 남겠다. 이 얼마나 다정한가. 비록 바람을 모는 영등할미이나 그녀의 아녀자다움은 여성성이 충만한 어미를 닮아 있질 않은가. 엄한 동장군에 시달리던 들판의 것들이 어찌 어리광을 아니 떨 수 있을까. 몸을 저리 세차게 흔들면서 삼동을 이겨낸 용기를 자랑하고 싶지 않을까. 그녀의 심술에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검불이 흔들리고 인간의 발이 동당일 때, 흙은 입자의 몸을 서로 뒤채며 생명을 견고히 당길 준비를 하는 것이다. 봄바람만이 그 일은 한다.

 어찌 보면 영등할미의 심술바람은 생명력과 연관된다. 까불대는 잔바람으로 삼동에 견고해진 만물의 내부에 이르긴 어렵다. 폐부를 찌르는 짜르르한 냉기를 한 볼 따귀 머금은 바람만이 그 깊이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춘한은 내차야 하리. 그래야만 삼동에 해이해진 만물이 존재의욕을 일깨우고 생명력을 되찾는 것이다. 봄바람이 뼛속에 이울어 아우성칠 때, 마침 품을 연 땅 깊숙이 뿌리를 내려 볼 용기를 갖는 것이다. 생명에 물길을 터 볼 용기를 내는 것이다. 겨우내 품었던 꽃눈을 밀어볼 용기를 내는 것이다. 영등할미의 본심은 본시 그러하다.

 나는 영등할미의 바람을 심술이라 지칭하는 정서에 인간미를 느낀다. 겨우살이에 잔꾀가 답쌓인 만물에 경종을 울려 안일한 자세를 곧추세우게 하니 말이다. 심술바람에 흔들림이 어떤 모양이든 영등할미가 속곳 깊숙이 가무려넣고 온 맛난 계절을 모를 이 없을 터, 일기가 불손하다고 난리다. 년 중 절기가 여전하길 바라는 것은 인간이 자연에 근거를 두고 있음을 증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연의 일침을 귓등으로 넘기기 일쑤다. 산천을 아우르기는커녕 파 헤집다 못해 동맥을 자르고 정맥을 인위 한다. 자연에 충실하지 못함은 잠자는 재앙을 깨우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고초당초 같은 현실이다. 비록 춘한에 몸이 뒤 흔들릴망정 선치善治의 세월을 맞고 싶은 심정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만물을 다스림은 자연에 있질 않는가. 뼛속에 찬기를 넣어 더욱 꼿꼿이 하고는 영등할미가 바람을 몰고 하늘로 오르실 제 민초의 갈등이 잠재워지길 기원해본다.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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