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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와 엄마의 노래, 그리고 떠나보내는 일
마스터 기자 / ikpress@naver.com입력 : 2015년 03월 06일(금)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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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원광대학교 가정아동복지학과 교수
ⓒ 익산신문
인터넷 동영상으로 ‘엄마의 잔소리’를 치면 목청이 크고, 큰 몸짐의 여가수가 이렇게 노래를 한다. “일어나 일어나 침대에서 나오렴/ 세수하렴, 양치하렴, 뻣친 머리 빗질 좀 하렴, 옷하고 신발 챙기렴, 내 말 좀 들으렴/ 일어나 잠자리 정리하고/ ... 교과서랑 점심은 챙겼니? 숙제도 챙겼니? 외투랑 장갑도 챙기렴. 목도리랑 모자도 잊지말고/ ... 항상 예의바르게 하고, 친구들을 사귀어라. 좋은 건 꼭 나눠가지고, 해야 할 일은 끝내렴/ 항상 순서를 지키고, 절대 무례하게 굴지 마라. 사이좋게 지내라/ 내가 신경쓰지 않도록 방 좀 치우렴. 옷도 개어두고, 네 물건들 좀 치워두고/ ...내 말을 듣고는 있는거니? 전화 좀 받아라. 전화 좀 끊어라. TV에서 좀 떨어져라. 소리 좀 낮추고, 식탁에서 문자질 좀 하지 말고, 오늘은 컴퓨터 시간 끝이야./ ... 네 친구들이 죽으면 너도 따라 죽을테냐? 나이 값 좀 하라고, 한번 만 더 말하면 천번도 넘겠다. .... “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하!하!하!’ 헛웃음이 나오면서 ‘그래 이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거거든’ 했다. 친구는 “수천만의 엄마가 이러고 산다”라면서 “아침 기상송”으로 쓰면 좋겠단다. 머리에 콕콕 박히게. 그리고는 “그래도 이 아줌마 아들보다는 내 아들이 낫구만! 나보다 더 힘들겠네”했다. 이 노래는 엄마들의 마음에 “뻥”하는 시원을 주지만 곧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도 이런 엄마인가? 엄마가 이렇게 꼭 잡고 있으니 아파겠다.’ 너무 예뻐서 어쩔 줄 모르고 쎄게 손을 잡으면 “엄마 아파” 했는데...


이번 겨울 또 다른 엄마의 노래를 들었다.


“아직 보지 못한 널 만나기를/ 배를 쓰다듬으며 늘 빌었단다./ 어떻게 생겼을까/ 목소리는 어떨까./ ... 너의 웃는 모습이 좋단다./ 풀이 죽었을 때도 기운이 나게 해준단다./ ... 새로운 아침, 새로운 바람/ 널 위해 준비된 거란다./ 새로운 아침, 새로운 빛 세상은 널 위해 있는 거란다./ 새로운 아침 새로운 무지개 세상은 신비로 가득 차있단다./ 두 개의 길 중에 한쪽을 택하여 저 멀리를 바라보는 눈빛/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제 아무것도 없는 거니/ 언젠가 네가 여행을 떠날 땐 꼭 웃으며 보내주마/ 하지만 조금 쓸쓸하려나?/ 부탁이다. 잘 살아야 한다.“ (영화 ‘늑대아이’ 중에서)


 쿵쿵쿵 심장이 뛴다. 그리고 엄마의 본성이 말한다. “사실 내가 아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거였어.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은 이건데”하고.


엊그제 맞은 새해가 벌써 6분의 1이 가버린 지금, 앞집 아이는 대학에 들어가서 집을 떠났고, 아이는 개학으로 집에서는 보기 힘들어졌다. 다 큰 것 같던 중3은 이제 대학얘기를 들으며 어리둥절한 고등학생이 됐다. 큰 형같던 6학년 형은 교복을 입고 귀여운 중학생이 되면서 이제 어린이날을 졸업했고, 유치원 꼬마는 형님이 돼서 초등학교 어린이가 됐다.
조금씩 조금씩 엄마를 떠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아직 보지 못한 너를 만나기를 남산만한 배를 쓰다듬으며 빌었던 나를 생각한다. 난 아이에게 그 세상이 너를 위해 준비된 것이고, 널 위해 있는 것이고, 신비로 가득 차 있다고 이야기 해주었던가? 아이가 세상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동안 난 그 길에 잔소리만 깔아놓은 것은 아닐까? 내 아이는 내가 준 믿음과 소망으로 세상에 나갈 힘과 자신감을 얼마나 채우고 있을까? 아이가 우리의 손을 놓고 자기 앞에 있는 길을 선택하여 힘찬 걸음을  두려움없이, 설레임으로 나아가는 것을 높은 하늘로 힘차게 날아가는 아기 새를 보듯이, 푸른 바다로 헤엄치는 작은 돌고래를 보듯이. 그들이 결국은 내 눈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높은 하늘과 넓은 바다에서 헤엄치고 날고 있는 것을 믿으며, 웃으면서 보내려고 한다.


엄마로서 아이를 놓는 일을 못한다면 나는 엄마로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니까. 높이 높이 연을 날리기 위해 스르르 스르르 줄을 푼다. 그러다 연 줄이 끊어지면 어떤가! 연은 줄은 끊으면 더 높이, 더 멀리 날아 가던걸!


마스터 기자  i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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